세계일보

검색

[이슈+] 정부 '가계빚 줄이기' 되레 역효과?

입력 : 2018-02-25 21:20:27 수정 : 2018-02-25 22:05:04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비은행 가계대출 수도권서 늘어 / 작년말 가계대출 8.9%나 증가… 대출심사 강화 따른 ‘풍선효과’ / 일각 “총량 감소 불구 질적 악화”
지난해 비은행금융기관의 가계대출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 급증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의 대출심사 강화에 따른 ‘풍선효과’의 영향도 컸다는 게 한국은행의 분석이다.

2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상호저축은행·신용협동조합·상호금융·새마을금고 등)의 전체 가계대출 잔액은 1년 전보다 약 7.8% 증가한 313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수도권 지역의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잔액은 총 129조2000억원으로 8.9% 가량 증가한 반면, 비수도권 비은행 가계대출의 증가액은 184조7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7.0% 증가하는 것에 머물렀다. 수도권의 비은행 가계대출 잔액 증가율이 1.9%포인트 가까이 높았던 셈이다. 지난해 비은행 가계대출 잔액 증가액 22조6000억원 중 서울, 인천, 경기 등 3곳에서만 절반에 가까운 10조6000억원이 증가했다.

은행의 대출심사 강화에 따른 이른바 ‘풍선효과’의 영향이 수요와 주택 매매 및 전세가가 높은 수도권 지역에서 보다 두드러졌다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주택매매 가격 상승률은 수도권이 2.4%, 비수도권이 0.7%였다. 주택 전셋값 상승률 역시 수도권이 1.4%이지만 비수도권은 -0.1%를 기록했다. 금융당국은 가계부채 관리 차원에서 2016년부터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에서 소득심사를 강화하고 원금과 이자를 나눠 갚도록 하는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도입했다. 이에 따라 은행의 문턱을 넘지 못한 가계가 저신용·저소득층을 중심으로 2금융권과 대부업체로 몰리는 양상이 지속되고 있다.

비은행 예금취급기관들의 금리는 시중은행 금리보다 높다. 사실상 취약 차주들이 금리상승기에 더욱 큰 고통을 떠안을 수밖에 없는 구조가 심화하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가계 빚 조이기’가 총량 증가세는 줄였을지 몰라도 질적으로는 악화하고 있다는 부정적 입장을 나타냈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은행, 주택담보대출을 빌리지 못하는 수요가 비은행권, 신용대출로 옮겨가는 양상”이라며 “가계부채 총량면에선 증가율이 점차 떨어지고 있지만 가계부채의 질적인 면은 오히려 우려스러워졌다”고 지적했다.

김라윤 기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제나 '깜찍하게'
  • 정은지 '해맑은 미소'
  • 에스파 카리나 '여신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