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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리산 저수지서 10년간 배스 1만 마리 포획…아직도 '우글'

입력 : 2018-05-27 09:59:26 수정 : 2018-05-27 09:5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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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년 전 낚시꾼·종교단체 방사로 수중 생태계 장악
덩치 큰 개체 작살로 포획…올해도 1천마리 솎아낼 계획
충북 보은 속리산 국립공원에 자리 잡은 삼가 저수지는 자연생태계 보고(寶庫)로 불린다.

깨끗한 계곡에서 흘러내린 물이 모이는 곳이어서 붕어·잉어·메기·민물새우 등 토종 물고기를 비롯해 삵·담비·흰꼬리수리·붉은배새매 등 멸종 위기종이 다수 서식한다.

규모도 커 유역 면적(78만㎡) 기준으로 충북에서 2번째다.

첩첩산중으로 외부와 단절된 곳인데도 이 저수지에서는 2000년대 초반부터 외래어종인 배스가 발견되기 시작했다.

낚시꾼이나 종교단체가 풀어넣은 것으로 추정되는 데, 토종 어류를 마구 먹어치우면서 단숨에 수중 생태계를 장악했다.

보다 못한 속리산 사무소 측은 2008년부터 퇴치 사업을 시작해 작년까지 1만849마리를 잡아냈다. 잠수부가 직접 물속에 들어가 작살로 1마리씩 찍어내는 방식이다.

얼핏 보면 원시적인 방법 같지만, 토종 어류를 보호하면서 배스만 골라서 솎아내는 데는 이만한 방법이 없다.

속리산 사무소 관계자는 "그물을 이용하거나 인공 산란장을 설치해 알을 걷어내는 방식도 써 봤지만, 효과가 미미하고 토종 어류까지 잡아내는 부작용이 따랐다"며 "7년 전부터 작살 포획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0년간 포획이 이어지면서 이 저수지 생태계는 크게 개선된 것으로 평가된다. 배스가 우글거리던 저수지에 다시 토종 어류나 개구리 등 양서류가 자리잡기 시작했다.

어른 팔뚝만한 초대형 배스가 여전히 발견되고 있지만, 예전보다는 눈에 띄게 줄었다.

한국 생태계 교란 어종 퇴치관리협회 한신철 회장은 "포식성 강한 초대형 배스가 서서히 사라지면서 물속 생태계가 빠르게 복원돼 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배스는 한꺼번에 1만∼2만개의 알을 낳는다. 그러나 몸집 큰 배스는 최대 10만개까지 산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퇴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산란기(4∼7월)에 맞춰 몸집 큰 배스를 집중적으로 골라낸다"며 "올해도 다음 주부터 잠수부를 투입해 1천마리 이상 잡아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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