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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경비원 취직도운 뒤 돈 받은 군의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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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5-27 14:41:21 수정 : 2018-05-27 21:2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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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의령군의회 4선 의원, 60대 주민 농공단지 경비원 취직시켜준 뒤 200만원 수수
마을 정자 건립 대가 300만원, 마을안길 포장 200만원, 지하수 관정 450만원 등
주민민원 해결해준 뒤 “빌려달라”며 금품수수
경남경찰청 진정인 조사, 피진정인 조사 위한 절차 진행 중
경남 의령군의회 건물 전경. 의령=전상후 기자
경남 의령군의회 의장이 60대 주민을 농공단지 청원수위(경비원)로 취직시켜준 대가로 금품을 받았다는 진정서가 제출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이 의장은 군 예산으로 마을 쉼터인 정자 건립이나 농사용 관정 굴착사업, 마을안길 포장사업 등 주민 숙원사업을 해주는 대가로 건수별로 돈을 받아 챙긴 의혹도 사고 있다.

경남 의령군 봉수면 봉수농공단지 청원수위로 지난 한 해 동안 근무했던 왕모(64·부림면 익구마을)씨는 “지난해 3월21일 부림공수공단 경비사무실에서 현금 200만원을 김모(59) 의령군의회 의장에게 줬다”고 27일 폭로했다. 왕씨는 “당시 김 의장이 취업 대가로 500만원을 요구했으나 돈이 부족해 2㎞ 정도 떨어진 농협 현금인출기(ATM)에서 200만원을 빼서 김 의장에게 건넸다”고 전했다.

왕씨는 앞서 2015년 3월30일쯤 익구마을 뒤편에 주민 쉼터인 정자를 군 예산으로 짓도록 힘써준 데 대한 대가로 300만원(100만원짜리 자기앞수표 3장)을 김 의장에게 건넸다. 김 의장은 봄 가뭄이 유난해 심했던 2013년 5월 초 익구리 2가구 논 9900㎡에 지하수 관정 1개를 군 예산으로 파게 해주고 200만원을 왕씨로부터 받았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왕씨는 최근 수년간 이렇게 김 의장에게 건넨 돈을 일자별로 기록한 메모장(사진)도 공개했다. 모두 1000만원이 넘는다.
의령군 부림면 왕모씨가 최근 수년 동안 김모 군의회 의장에게 사례비를 건넨 메모지.


부림면 익구리 한 주민도 김 의원에게 부탁해 지하수 관정 2개를 판 대가로 각각 150만원, 100만원을 준 사실을 지난달 경찰의 참고인 조사과정에서 진술했다. 이 주민은 김 의원이 관정 1개당 200만원을 요구했으나 “농사가 여의치 않아 돈이 없다”고 사정해 깎았다고 했다. 김모(60)씨 등 4명은 김 의장의 금품수수 등과 관련해 지난달 경찰에 진정서를 냈다.

김 의장은 이런 금품을 받기 전 주민들에게 “돈을 빌려달라”고 했으나 애초에 차용증은 작성하지도 않았다고 왕씨 등은 밝혔다. 김 의장이 빠져나갈 구멍을 찾으려는 목적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 의장은 “지난해 3월 공단 경비실에서 빌린 200만원은 며칠 뒤 갚으려 했는데 일정이 안 맞아 갚지 못했고 익구마을 쉼터인 정자 관련 300만원 등 나머지 금품은 받은 기억이 없다”고 말했다.
의령군 부림면 익구리 익구마을 뒤편에 건립된 정자를 한 주민이 손으로 가리키고 있다. 의령=전상후 기자


진정서를 접수한 경찰청은 경남도경에 수사를 지시했다. 경남도경 관계자는 “진정인 조사는 마쳤고 피진정인을 조사하기 위한 관련 절차를 밟고 있다”고 말했다.

의령=전상후 기자 sanghu6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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