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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핵화 불씨 되살린 2박3일 '롤러코스터 외교전'

입력 : 2018-05-27 19:22:58 수정 : 2018-05-28 07:2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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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뒤흔든 3國 ‘반전 드라마' / 北 김계관·최선희, 잇단 對美 비난 성명 / 트럼프, 24일 北·美회담 전격 취소 결정 / 北, 25일 “美와 마주할 용의 있다” 담화 / 文대통령, 26일 김정은 만나 ‘중재’ 나서 / 트럼프, 몇시간 뒤 “재추진 검토”로 선회
“지금 시점에서 회담을 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느낀다.”(24일·이하 현지시간)→“북·미 정상회담이 예정대로 개최될 수도 있다.”(25일)→“우리는 6월12일 싱가포르를 검토하고 있는 중이다.”(26일)
6·12 북·미 정상회담 개최 여부를 놓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사흘간 공식적으로 내놓은 입장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 트럼프 대통령 발언에 북·미 정상회담 개최 여부도 지난 며칠 동안 극단적인 냉온탕을 오갔다. 2차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개최 불씨가 되살아난 북·미 정상회담은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4·27 남북정상회담 이후 일사천리로 진행될 것 같았던 북·미 정상회담에 이상징후가 나타난 때는 지난 16일이다. 북한 외교수장인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은 조선중앙통신과의 담화에서 “(미국이) 일방적인 핵 포기만을 강요하려 든다면 우리는 그러한 대화에 더는 흥미를 가지지 않을 것”이라며 “조미(북미)수뇌회담에 응하겠는가를 재고려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는 존 볼턴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이 지난 13일 언론 인터뷰에서 북·미 정상회담의 목표를 ‘북한 우라늄 농축과 플루토늄 재처리 능력의 완전한 제거’로 못박은 데 대한 반발 성격이었다. 지난 24일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북핵의 ‘복귀 불가능 지점’을 언급한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을 ‘얼뜨기’라고 비난하며 최고지도부에 북·미 정상회담의 재고를 제기하겠다고 엄포를 놓으면서 북·미 간 직접대화 분위기는 얼어붙기 시작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영빈관에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왼쪽)을 만나 반갑게 인사하고 있다. 왼쪽에서 두 번째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연합뉴스
북한과 미국의 잇단 ‘벼랑 끝 전술’은 결국 트럼프 대통령의 ‘판깨기’로 이어지며 파국을 맞는 듯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보낸 공개서한에서 “당신들 발언들에 나타난 극도의 분노와 공개적 적대감을 근거로 애석하게도 지금 시점에서 회담을 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느낀다”며 6·12 북·미 정상회담 취소를 공식 발표한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언젠가는 당신(김 위원장)을 만나길 고대한다”고 말한 것을 근거로 ‘협상용’이란 관측도 제기했다.

실낱같은 희망을 되살린 건 핵무기 포기 대가로 체제보장과 경제지원 등을 기대하는 북한이었다. (대미 협상과 관련해) 김 위원장의 ‘위임’을 받은 김 제1부상은 25일 “아무 때나 어떤 방식으로든 마주 앉아 문제를 풀어나갈 용의가 있음을 미국 측에 다시금 밝힌다”는 내용의 담화를 발표한 것이다.

北의장대 사이로 걷는 두 정상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6일 오후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2차 정상회담을 마친 뒤 밝은 표정으로 북한군 의장대 사이를 걸어 나오고 있다.
청와대 제공
北으로 간 文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오후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정상회담에 앞서 방명록 작성을 마치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손뼉을 치며 환영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방명록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2차 남북정상회담에 앞서 판문점 통일각에 남긴 방명록 내용.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한반도 평화·번영을 위한 중재자’ 역할을 자처한 문재인 대통령도 북·미 정상 간 대화 기류를 계속 이어가기 위해 적극 나섰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요청을 받아 들여 4·27 정상회담 이후 한 달 만인 26일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2차 정상회담을 가졌다. 두 정상은 이날 회담에서 6·12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와 이를 위한 남북 간의 긴밀한 상호 협력을 약속했다. 한국으로부터 미리 5·26 남북정상회담 개최 사실을 통보 받은 트럼프 대통령도 27일(한국시간) 백악관에서 취재진에게 북·미 정상회담은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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