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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대통령 전용차 바꿔 타고 극비 이동… 격식없이 '깜짝 회동'

입력 : 2018-05-27 19:12:36 수정 : 2018-05-27 23: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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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만에 통일각서 두 번째 만남 / 文대통령, 평소와 달리 회색 벤츠로 / 김정은, 통일각 로비서 文 맞이해 / 文 “金위원장, 南지지도 높아져” / 헤어지며 세차례 포옹… 신뢰과시 / 靑, 회담 3시간후 개최사실 발표 / 北에선 ‘4차 수뇌상봉’ 표현 눈길
약 한 달 만에 성사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차 정상회담은 한 편의 첩보영화를 방불케 했다. 이번 정상회담은 1차 회담과 달리 화려한 의전과 격식은 생략한 채 속도감 있게 진행됐다. 청와대는 또 이번 회담을 마친 뒤 거의 3시간 만인 26일 오후 7시50분 관련 사실을 발표할 정도로 ‘철통 보안’을 유지했다.

文대통령 영접 나온 김여정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오후 판문점 북측 지역 통일각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2차 회담을 갖기에 앞서 영접을 나온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과 악수하며 반갑게 인사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7일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전날 오후 김정숙 여사가 그동안 외부 일정 때 이용했던 은색 벤츠 전용차를 타고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측 통일각에 도착했다. 소수의 경호원과 수행원이 탄 차량 4대가 앞뒤에서 호위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비쳤다. 문 대통령의 그간 외부 행사 이용 차량은 주로 검은색 벤츠 차량이었다. 2차 남북정상회담이 극비리에 추진된 만큼 보안 유지를 위해 일부러 은색 차량을 이용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는 “경광등을 켠 청와대 차량이 도로를 줄지어 달리면 대통령의 판문점행이 그대로 드러나게 된다”며 “이동 인력을 줄인 것도 보안에 따른 조치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통일각 앞에서 내리자마자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의 영접을 받았다. 김 부부장은 밝은 표정으로 문 대통령과 악수하며 통일각 안으로 안내했다. 문 대통령의 입장에 맞춰 통일각 현관 좌우에 있던 북한군 의장대가 ‘받들어 총’ 자세를 취하며 예우를 갖췄다.

곧이어 검은색 인민복을 입은 김 위원장이 통일각 로비에서 문 대통령을 맞았다. 이어 남북 정상은 로비에 걸린 대형 수채화를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했다. 이어진 본격적인 회담에는 우리측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북측 김영철 통일전선부장만 배석했다. 남북 모두 ‘북·미 정상회담 협상 재개’라는 한 가지 의제에 집중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2차 남북정상회담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이 모두발언에서 “4·27 정상회담 때도 외신이 꼽은 장면 중 하나가 10초 동안 깜짝 넘어오신 것”이라고 말하자 문 대통령은 “우리 김 위원장은 (지난 1차 회담 이후) 한국에서도 지지도가 높아졌다”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이에 김 위원장은 “다행이다”고 화답했다.
北의장대 사이로 걷는 두 정상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6일 오후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2차 정상회담을 마친 뒤 밝은 표정으로 북한군 의장대 사이를 걸어 나오고 있다.
청와대 제공

두 시간가량의 회담을 마친 두 정상은 통일각 밖으로 나란히 걸어 나온 뒤 세 차례 포옹하면서 대내외에 남북 간 우의와 신뢰를 과시했다.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는 회담 다음 날인 27일 문 대통령이 통일각 방명록에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김정은 위원장과 함께! 2018. 5. 26 대한민국 대통령 문재인’이라는 글을 남겼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27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2차 남북정상회담 배경 및 합의 내용을 직접 설명했다. 문 대통령이 춘추관에 선 것은 지난해 5월 두 차례에 걸친 새 정부 인선 발표 이후 처음이다. 애초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 합의문만을, 기타 사항은 참모진이 맡기로 했으나 문 대통령이 회견 직전 질의응답까지 맡기로 결정했다는 후문이다.

이번 정상회담 공식 명칭과 차수를 남북이 달리 표현한 것도 눈길을 끈다. 청와대는 2차 남북정상회담이라고 표현한 반면 북한은 제4차 북남수뇌상봉이라고 표현했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두 번째 만남이라는 점을, 북한은 2000년, 2007년에 이은 네 번째 정상회담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박세준·김예진 기자 3j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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