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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힘 받는 '핵담판'… 美, 적대관계 종식·北은 비핵화 표명

입력 : 2018-05-27 18:56:29 수정 : 2018-05-27 18:5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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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의 내용·의미 / 南北 정상, 대전제 재천명 ‘리셋’ / 미뤄졌던 관계개선도 다시 재개 / 민감 쟁점 장외 설전에 동력 상실 / 숨어있던 불신·냉소·증오 쏟아져 / 대화 가속도로 회담 동력 살려야
北으로 간 文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오후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정상회담에 앞서 방명록 작성을 마치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손뼉을 치며 환영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다시 한번 세계의 주목을 받은 5·26 남북정상회담은 좌초 위기에 처한 북·미 정상회담의 ‘불씨’를 되살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북·미 대화에 추진력을 불어넣을 것이란 관측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26일 2차 정상회담에서 남·북·미 대화 정국이 시작될 수 있었던 대전제를 재천명하며 상황을 ‘리셋’했다. ‘북한은 완전한 비핵화를 실천하고, 미국은 대북 적대관계 종식과 경제협력으로 보상한다’는 원칙을 최근 한·미 정상회담을 마치고 돌아온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번 회담에서 재확인한 것이다.
한반도 대화 정국은 대화와 개방을 천명한 김 위원장의 연초 신년사 이후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남북 특사 교환→남북정상회담→북·미 정상회담 합의로 순풍을 타고 이어져 왔다. 그러다 비핵화 방법과 로드맵을 놓고 북·미 간 사전 협의 과정에서 이견이 드러나 대화 속도가 떨어지고 마찰이 커지면서 급기야 멈춰 설 위기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CVID(완전하며 검증 가능하고 불가역적인 비핵화) 대 완전한 비핵화’, ‘포괄적 비핵화 대 단계별 비핵화’, ‘리비아식 해법 대 트럼프식 해법’ 등의 민감한 쟁점을 놓고 장외설전이 과열된 결과, “회담 수락을 철회한다”는 도널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공개서한이 판을 깨는 상황으로 몰아갔다. 김연철 통일연구원장은 “(지난) 이틀의 교훈은 분명하다. 속도가 떨어지면 등장하는 과거의 관성들, 숨어있던 불신, 냉소와 증오가 한꺼번에 터져 나온다”고 진단했다.

문 대통령은 북·미 간 직접소통을 통해 타개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27일 춘추관 기자회견에서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이 북·미 정상회담 성공을 원하는 만큼 양측이 소통을 통해 오해를 불식시키고, 회담 의제를 충분한 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갈등을 증폭시킨 양국 외교안보라인의 언론 인터뷰, 논평 등을 통한 말싸움을 중단하고 의제 협상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두 정상이 이번 회담에서 논의했을 6·12 북·미 정상회담 재추진 방안은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김영철 북한 통일선전부장만 2시간 회담에 배석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회담 결과 설명에서 “(비핵화) 로드맵은 북미 간 협의할 문제이기 때문에 내가 앞질러서 생각을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문 대통령은 “저는 북·미 간에 상대가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분명히 인식한 가운데 지금 회담이 추진되고 있어 실무협상도, 본회담도 잘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북·미 실무협상 재개 사실을 공개하면서 “실무협상을 한다는 것은 미국이 북한의 의지를 확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해선 북한이 가진 안보 측면에서의 우려를 해소할 방안과 상호불가침 약속을 다시 한다든지,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는 협상을 개시하거나 남·북·미 3국 간에 종전선언을 하는 문제 등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측면에서 남북 간 실무 차원의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미 비핵화 합의를 전제로 남북이 이미 평화협정 체결 및 북·미 간 상호불가침 선언 등을 검토 중이라는 얘기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 성공 시 대규모 대북 경제협력 뜻을 수차례 언급한 사실도 공개됐다.

방명록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에 앞서 방명록에 쓴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김정은 위원장과 함께! 2018.5.26 대한민국 대통령 문재인’이라는 글귀를 찍은 사진을 노동신문이 27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미 정상회담 재개의 동력을 확보했지만 청와대는 향후 다시 고비가 찾아올 수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문 대통령은 “산의 정상이 보일 때부터 한 걸음 한 걸음이 더욱 힘들어진다”며 앞날이 절대 순탄치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성준 기자 alex@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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