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위원장은 폼페이오 장관을 만나자마자 미국 정보기관이 자신을 암살하려고 하는 사실을 들어 폼페이오 당시 CIA 국장에게 사과를 요구했다고 베니티 페어가 폼페이오 장관 전 보좌관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이 매체는 “폼페이오가 이때 절대로 움찔하지 않았다”면서 “폼페이오는 아직도 당신을 죽이려고 한다고 농담으로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자 김 위원장과 폼페이오 당시 국장은 함께 웃음을 터뜨렸다고 이 전 보좌관이 전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북한이 미국과 미군 및 정보기관을 좋아하지 않는 것은 결코 비밀이 아니다”면서 “북한은 폼페이오 장관이 CIA 국장으로 재임할 때 CIA가 김 위원장 암살 시도를 한다고 비난했었다”고 지적했다. 이 매체는 “김 위원장의 공포는 근거가 없는 게 아니다”면서 “미국은 비록 외국 정부를 전복하거나 지도자 참수 작전을 감행하지 않는다는 공식 입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미 해군 네이비실(Navy SEAL)과 한국 군인들은 김 위원장을 암살하려 한다는 얘기가 끊임없이 제기돼왔다”고 강조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특히 지난해 7월 북한이 미국을 공격할 수 있는 탄도 미사일 발사 시험을 한 직후에 김 위원장과 정권을 분리할 필요가 있다며 북한 정권 교체 필요성을 제기했다. 바로 이런 이유로 김 위원장과 폼페이오 장관이 처음으로 대면했을 때 김 위원장 암살 계획 문제가 당장 화제에 오를 수밖에 없었다고 비즈니스 인사이더가 전했다.
일본 언론은 김 위원장이 자신을 만나러 평양까지 온 폼페이오 장관의 용기를 칭찬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폼페이오 장관에게 “나만큼 배짱이 좋은 사람을 만나기는 당신이 처음이다”고 말했다고 일본 언론이 전했다.
김 위원장과 폼페이오 장관은 첫 번째 면담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폼페이오 장관은 또 북한에 대한 안전 보장을 추진하고 있고, 북한의 비핵화를 전제로 미국 자본의 북한 투자 방안을 협상 카드로 흔들어 보였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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