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데스크의눈] 국익 최우선의 ‘초당파적 애국 윤리’

관련이슈 데스크의 눈

입력 : 2018-09-18 22:16:28 수정 : 2018-09-18 23:41:28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美 중간선거 50일도 채 안 남아 / 역대 43번 중 집권당 승리 3번뿐 / 트럼프, 성추문 등 악재로 곤혹 / 애국윤리 승부수 효과낼지 관심 미국의 중간선거는 오는 11월6일(현지시간)에 실시된다. 이제 50일도 채 남지 않았다. 이 중차대한 전국선거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옥좨 온다. 선거날은 다가오는데 여기저기서 그에게 불리한 폭로가 이어진다. ‘탄핵’이란 단어는 불행하게도 우리에게는 익숙하다. 지금의 미국인들에게도 익숙할까 싶은 그 단어(impeachment)가 중간선거의 쟁점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어떤 고위 관료는 ‘트럼프 행정부 내 레지스탕스(저항세력)’임을 자처했다. ‘익명’이라는 커튼 뒤에 앉아 뉴욕타임스(NYT)에 게재한 칼럼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폭로의 ‘오케스트라’급이다. 그 내용이 다양할 뿐만 아니라 화려하기조차 하다. 1970년대 ‘워터게이트’ 특종기자 밥 우드워드의 영향력은 40년이 지난 지금도 트럼프를 자극한다. 책이 나오기도 전부터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그의 신간 ‘공포(fear)’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폭로의 ‘절정’급이다. 선뜻 믿기 힘든 백악관과 행정부의 모습이 그대로 까발려진 모양새다. 팩트인지 아닌지 여부를 떠나 그런 문장들이 책으로 묶여 세상에 나왔다는 것 자체는 누구라도 그곳에 심각한 문제가 있지 않나 하는 의심을 하게 만든다.
이상혁 국제부장

다가오는 중간선거 판세는 민주당 쪽으로 쏠려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공화당의 처지는 이번 선거에서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에 놓여있다. 역대 43번 치러진 중간선거 중 집권당이 이긴 적은 3번에 그친 역사적인 특징이 있는 데다 안하무인, 좌충우돌인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를 역겨워하는 국민이 많다고 보는 것이다. 특히 유권자의 절반인 여성은 ‘마초’ 트럼프 대통령을 전반적으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배경인 ‘숨은 지지자들’의 역할이 이번에도 먹힐지가 관건이다. 트럼프 대통령 측은, 대놓고 지지한다고 말하지는 못하면서 그에게 한 표를 던져줬던 그들의 움직임에 사뭇 기대를 걸고 있다. 중간선거 흐름은 그들의 ‘용기와 적극성’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는 기대 섞인 분석이다.

중간선거 결과에 따라 ‘아메리카 퍼스트’(미국 우선주의)로 압축되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에는 힘이 더 실릴 수도, 아니면 힘이 급격히 빠질 수도 있다. 더 나아가 선거 결과를 놓고 트럼프 대통령은 ‘중대 결단’을 내려야 할 일이 생길 수도 있다.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하면 트럼프 대통령의 운신 폭은 급격히 위축될 수밖에 없다. 민주당은 당장 모든 위원회의 장을 독식하게 될 것이고,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해온 제반 정책의 흐름을 한순간에 바꿔버릴 수 있다. 설상가상으로 청문회와 증인 소환, 문서조사 등 다수당의 각종 권한은 트럼프 대통령의 턱밑에 서슬 퍼런 칼을 들이댈 수 있다.

대표적인 권위주의 지도자(스트롱맨)로 꼽히는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외면하고 싶은 변수가 너무 많이 상존하고 있다. 경제 성적표를 대표적인 치적으로 앞세우지만 정치·윤리 등 성적표는 낙제 수준이다. ‘러시아 스캔들’과 ‘성추문’은 그의 아킬레스건이다. 특히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 인사들이 잇달아 유죄를 받으면서 로버트 뮬러 특검 수사에 대한 여론이 최근 달라지고 있는 게 심상치 않다. ‘마녀사냥’이라며 강력히 반발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여론은 제자리걸음이지만 의혹을 파헤치는 뮬러 특검을 지지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양상이다.

‘멘탈 갑’ 트럼프 대통령도 중간선거가 눈앞에 다가오면서 그를 공격한 책 제목처럼 ‘공포’를 느끼는 듯하다. 에어포스원을 타고 전국을 다니며 선거에 올인하는 초조한 모습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지금까지 해 온 ‘변칙적인 행보’만으로 대처하기에는 중간선거 결과의 위중함이 너무나 크다고 인지한 것일까. 미국은 지금 그 어느 때보다 정치적인 양극화가 심화돼있다. 급진적인 변화와 혼란을 피하려는 국익 최우선의 초당파적 애국 윤리는 국민을 뭉치게 해 미국을 초강대국으로 이끈 힘이다. 애국 윤리에 기대며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고 외치는 트럼프 대통령의 승부수가 얼마만큼 효과를 낼지 지켜보는 것은 이번 중간선거의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이다.

이상혁 국제부장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아일릿 이로하 '매력적인 미소'
  • 아일릿 민주 '귀여운 토끼상'
  • 임수향 '시크한 매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