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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전방위 충돌… 한국의 전략적 선택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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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12-17 09:28:11 수정 : 2018-12-17 09:4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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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이 무역 전쟁을 휴전했으나 타협보다는 대결로 치달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국제사회의 대체적 분석이다. 미·중 갈등이 이미 ‘신냉전’(new cold war) 양상을 띠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세계 1, 2위의 경제 대국인 미국과 중국이 패권 전쟁을 하면서 5세대 이동통신(5G), 인공지능(AI), 대만, 남중국해, 일대일로(중국의 육상·해상 실크로드) 등을 놓고 전방위적으로 충돌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중 간 대결은 북한 핵 문제 해결 과정에서도 중요한 변수로 등장했다. 중국이 미국과의 대결 입장에서 북한 핵 문제를 바라보면 미국의 대북 정책에 협력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미국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를 통한 압박을 유지하면서 북한과 협상하려는 기본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이때 중국이 대북 제재에 동참하지 않으면 미국의 지렛대는 무력해진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맨 오른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맨 왼쪽)이 지난 1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팔라시오 두아우 파크 하얏트 호텔에서 수행원들과 함께 업무 만찬을 갖기에 앞서 대화하고 있다. 부에노스아이레스=AFP연합뉴스
중국은 북한의 대외 교역 중 9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이 끝난 뒤 시 주석이 북한 문제에 대한 100%의 협력을 약속했다고 주장했다. 중국은 그러나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와 평화협정 협상을 동시에 추진하는 ‘쌍궤병행’ 원칙을 주장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과 북한 사이에서 중재할 수 있으나 일방적으로 미국 편을 들지 않을 방침이다.

미국과 북한 간 핵 협상이 장기 교착 상태에 빠지고, 양측간 힘겨루기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미국과 중국이 신냉전의 대결을 불사하면 한국과 일본 등 미국의 동맹국이 전략적 선택을 하는 사태에 직면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의 안보 전문지 내셔널 인터레스트(National Interest)는 16일(현지시간) 존 오드나렌 아시아사회정책연구소(ASPI) 선임 연구원의 기고를 통해 한국과 일본이 미국과 중국 중에서 어느 쪽을 선택할지 분석했다.

스콧 스나이더 미 외교협회(CFR) 선임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 간 대결이 최소한에 그치는 게 한국의 국익에 부합한다고 주장했다. 스나이더 연구원은 “한국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선택해야 하는 상황을 피하려고 한다”고 했다. 스나이더 연구원은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미국과 중국이 무역 전쟁을 일단 휴전하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은 최대 교역 대상국이 중국이지만 한·미 동맹 체제를 유지하면서 안보 분야에서는 미국과 손을 잡고 있다. 미국과 중국이 안보·경제 분야에서 서로 협력하면 한국이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을 우선시하는 기존 전략을 유지할 수 있다. 스나이더 연구원은 “미·중 간 대결이 계속되면 한국이 중대한 도전에 직면하게 된다”면서 “한국의 전략적 선택은 심대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과 중국이 한국의 전략적 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한국이 선택에 따른 대가를 치르게 하려고 경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미·중 대결 구도에서 ‘더블 헤징‘ (dual hedging) 전략을 개발하고 있다고 스나이더가 지적했다. 한국이 미국을 이용해 중국을 견제하는 동시에 중국을 이용해 미국을 견제하려 한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한국은 중국의 팽창에 따른 방어 대책(hedge)으로 미국과의 동맹 체제를 강화하고 있다. 한국이 중국의 강력한 반발과 한국에 대한 보복에도 불구 주한미군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한국에 배치하도록 허용한 게 그 대표적인 사례라고 내셔널 인터레스트가 지적했다. 중국은 한국에 배치된 사드가 중국을 위협한다고 주장한다. 중국은 이런 이유로 한국의 사드 배치를 한·중 관계의 시금석으로 여겼다.

미국과 중국 간 대결은 한국의 대북 정책 추진 과정에서 도전 과제로 등장했다는 게 스나이더의 진단이다. 미국과 중국 간 대결이 격화하면 북핵 문제 해결이 그만큼 어려워지기 때문에 한국은 미·중 대결과 북한 문제를 분리해서 접근하도록 미국과 중국을 상대로 로비전을 전개하고 있다고 그가 강조했다. 스나이더 연구원은 “문재인 정부는 중국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무력화하지 않을지 우려하고 있다”면서 “청와대는 그 가능성을 배제하려고 지나치게 미국에 경도되지 않으려 한다”고 주장했다. 문 대통령은 또한 최대한 대북 정책의 주도권을 쥠으로써 한국의 독자적인 선택권을 확보하려 든다고 그가 지적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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