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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외로운 늑대’ 설칠까 불안한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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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11-12 23:12:14 수정 : 2025-11-12 23: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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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팩스·이메일·온라인 게시판을 통한 허위 테러 예고가 확산하고 있다. 경찰에 접수된 허위 테러 신고는 지난해 7월부터 올해 8월까지 82건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발신지 추적이 어려워 수사력과 사회적 비용이 소모가 심하다.

 

테러는 인류 역사 이래 다양한 형태로 나타났다. 1990년대 후반부터 민족주의·종교적 갈등에 기반한 새로운 양상의 테러가 등장했는데, 이를 ‘뉴테러리즘’이라 한다. 2001년 9·11 테러는 무차별적 대량 인명 살상, 동기가 불분명하고 대중 지지를 의식하지 않는 뉴테러리즘의 전형을 보여준 사건이다.

채성준 서경대 군사학과 교수·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

9·11 이후 나타나는 테러 특징을 살펴보면, 다중 이용 장소에서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예측 불가한 방법을 사용해 무차별적 살상을 자행하는, 적이 누군지도 모르고 전선도 전쟁 규칙도 없는 일종의 ‘회색 전쟁’이다.

 

더 심각한 건 자생적 테러리스트, 즉 ‘외로운 늑대’의 출현이다. 주로 사회 부적응자들이 어떤 배후 세력 없이 총기나 일상에서 구하기 쉬운 도구들로 모방형 테러를 저지르기 때문에 사전 탐지와 예방이 어렵다. 서구 사회에선 오래전부터 심각한 위협이 되어 왔다.

 

한국은 민족·종교 간 갈등이 없고 치안 수준도 양호해 테러 위험이 낮은 국가로 평가되었다. 그러나 소득 불평등, 불공정 사회에 대한 청년층 분노, 개인의 고립 심화가 맞물리면서 ‘외로운 늑대’ 발생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됐다. 체류 외국인 증가(2024년 265만여명)도 부담 요인이다.

 

특히 공중 시설 폭발물 설치 허위신고 외에도 무차별 칼부림 등 ‘묻지마 범죄(이상동기 범죄)’는 향후 사회적 소외·분노가 누적되고 이를 부추기는 세력이 형성되면 언제든 서구의 ‘외로운 늑대형’ 테러로 전환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 사례를 분석해 보면 그 전조 성격이 나타난다. 첫째, 범행 동기와 표적이 무작위적이다. 정치적 목표보다는 사회 전반을 향한 분노와 좌절이 원인이다. 둘째, 저비용·저기술이 결합한 다양한 수단이 사용된다. 흉기나 사제 무기류, 방화나 낙서, 팩스나 온라인상 글 하나로도 사회적 공포는 확산한다. 셋째, 모방 효과다. 사건이 여론화하면 또 다른 모방범죄가 나타나 위협은 증폭된다.

 

우리나라는 2016년 ‘테러방지법’을 제정해 기본적 대응체계를 마련했으나, 적용 범위가 ‘유엔 지정 테러단체’에 한정돼 국내 자생적 테러에는 취약하다. 이는 국민 기본권 침해 논란으로 정치적 절충이 이루어진 결과다. 그러나 ‘외로운 늑대형’ 테러 위험이 커지는 만큼 제도 보완 및 실효성 있는 대응책이 시급하다.

 

우선 국민 불안 해소를 위해 다중이용시설 치안 강화, AI 기반 수사기법 고도화, 발생 비용의 가해자 전가, 공무집행방해 및 공중협박죄 처벌 강화, 언론·사회관계망서비스(SNS) 보도 가이드라인 마련이 필요하다.

 

또한 미국 등 선진국의 입법 사례를 참고해 자생적 테러까지 포괄하는 방향으로 테러방지법을 개정하고, 총리실·국정원·경찰청·행정안전부 등 관계기관의 유기적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나아가 고립된 개인을 조기에 지원하는 사회 안전망과 청년 세대의 좌절을 완화할 공정한 정책이 병행되어야 한다. 더 늦기 전에 ‘외로운 늑대형’ 테러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모두가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채성준 서경대 군사학과 교수·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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