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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핵잠” 美 “투자”… 팩트시트 이행 우선순위 ‘동상이몽’

입력 : 2025-12-02 18:36:26 수정 : 2025-12-02 21:36:39
워싱턴=홍주형 기자, 정지혜·박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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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 외교차관 후속 조치 논의

실무협의체 조속 가동 합의 불구
韓은 원전·핵잠 협력 추진 강조
美, 투자·동맹 현대화 거듭 내세워
국무부 보도자료 핵잠 언급 없어
韓외교부도 동맹현대화 내용 빼

한국과 미국이 10월29일 경주 한·미 정상회담과 11월14일 팩트시트 발표 이후 첫 고위급 협의를 열고 원자력, 조선, 핵추진잠수함 등 분야의 정상회담 합의 사항을 신속히 이행하기 위한 실무협의체를 조속히 가동하기로 했다. 한국은 원자력과 핵추진잠수함 협력 추진을 강조했으나 미국은 조선협력과 한국의 대미투자, 동맹 현대화를 강조해 양측의 우선순위가 다른 것으로 보인다.

 

손잡은 한·미 외교차관 박윤주 외교부 1차관(왼쪽)이 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서 크리스토퍼 랜도 국무부 부장관과 지난 10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내용을 이행하기 위한 회담을 갖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

◆韓 “원자력, 조선, 핵잠 협력 신속”

외교부는 1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외교차관 회담에서 양국 정상회담에 따라 채택된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의 후속조치를 추진하기 위한 방안에 합의했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외교부는 양국이 “원자력과 조선, 핵추진잠수함 등 주요 분야 후속조치를 신속하고 충실하게 이행하기 위해 분야별 실무협의체를 조속히 가동해 나가자”는 데 뜻을 같이했다고 전했다. 박윤주 외교부 1차관은 특히 “한국의 민간 우라늄 농축 및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를 위한 한·미 간 협의 절차의 조속한 개시”를 크리스토퍼 랜도 국무부 부장관에게 요청했다. 랜도 부장관은 이에 대해 “양측 간 긴밀히 소통해 나가자”고 답했다고 외교부가 전했다. 박 차관과 랜도 부장관은 “핵추진잠수함, 조선협력 문제에 관해서도 한·미 간 협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

한·미 조인트 팩트시트에는 “미국은 한·미 원자력 협력 협정에 부합하고, 미국의 법적 요건을 준수하는 범위 내에서 한국의 평화적 이용을 위한 민간 우라늄 농축 및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로 귀결될 절차를 지지한다”는 내용이 포함됐으며, 한국의 핵추진잠수함 건조에 대한 미국의 승인 등도 언급된 바 있다.

다만 이날 국무부 보도자료에는 우라늄 농축이나 핵추진잠수함에 대한 언급이 없다. 회담 내용을 소개하는 보도자료는 일반적으로 자국이 강조하고 싶은 내용을 적는다. 한국과 달리 우라늄 농축이나 핵추진잠수함은 민감한 사안인 데다 미국의 우선 관심사가 아니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원자력 협력 관련 정부는 한·미 원자력 협정 개정을 통해 농축과 재처리 권한을 확대하는 안을 원하는 반면 미국은 기존의 협정을 유지한 채 농축·재처리가 필요할 때마다 승인하는 방식을 선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회담에서 관련 내용이 논의됐냐는 질문에 “개정 형태이든 현행 틀 내에서 담을 방안을 찾든 하나로 방향을 정해놓기보다는 계속 이야기를 나누면서 정할 문제”라고 답했다.

◆美 “투자 환영, 동맹 현대화 논의”

국무부에 따르면 랜도 부장관은 이날 회담에서 “조선업과 같은 핵심 전략 부문 전반에서 한국의 미국 제조업에 대한 전례 없는 투자 약속을 환영한다”며 “한국의 투자가 미국의 재산업화 노력에 상당히 기여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또 “한반도 및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70년 이상 평화·안보·번영의 핵심 고리 역할을 한 한·미 동맹의 현대화가 논의에 포함됐다”고 전했다. 한·미 정상회담 합의를 이행하는 데 있어 미국의 주된 관심은 한국의 대미투자와 이를 통한 미국 제조업 재건, 동맹 현대화 등에 있음을 시사한다. 동맹 현대화는 주한미군의 역할 변화, 즉 대중 견제 역할 강화를 시사하는 것으로 여겨져 한국 입장에선 조심스럽다. 이날 외교부는 동맹 현대화와 관련한 내용을 보도자료에서 언급하지 않았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2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핵추진잠수함 운용을 비롯해 한·미 동맹 현대화를 포함한 한·미 팩트시트 외교·안보 분야 후속조치 계획을 보고했다. 이 대통령은 우라늄 농축, 핵연료재처리 문제가 진전이 더딘 것과 관련, 미국의 핵무장 우려가 있는 것이 아니냐고 묻고, 일각에서 제기되는 ‘자체 핵무장론’이 나오지 않도록 해달라고 조 장관에게 당부했다.

한편, 이번 협의에서 양국은 조지아주 한국인 근로자 체포·구금 사태의 재발 방지를 위해 한국 기업 전용 비자 상담 창구 개설 등 실질적 진전이 이뤄졌다고 전했다. 박 차관은 한국 기업인과 기술 인력의 원활하고 안정적인 미국 방문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랜도 장관의 지속적인 관심을 요청했다.

강경화 주미대사는 이날 조지아주 현지언론 WSB TV와 한 인터뷰에서 “미국 이민 당국의 현대차 공장 단속은 국가적 충격이었고 아무도 예상 못 한 사태였다”면서도 구금 사태가 한국과 조지아주 간의 경제 관계에 지속적인 타격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의회가 하루빨리 전문 기술자를 위한 새로운 비자 카테고리를 마련해주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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