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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250주년 ‘건국 파티’ 기부금 [김태훈의 의미 또는 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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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논설위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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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매년 10월11일은 연방의회가 제정한 ‘푸와스키 장군 기념일’이다. 폴란드 출신으로 신대륙 미국에서 생을 마감한 카지미에시 푸와스키(1745∼1779)를 기리는 날이다. 바르샤바가 고향인 푸와스키는 원래 폴란드 육군의 기병 장교였다. 호시탐탐 폴란드 땅을 노리는 러시아에 맞서 싸운 푸와스키는 잠시 조국을 떠나 프랑스 파리에 머무는 동안 미국 독립의 아버지들 중 한 명인 벤자민 프랭클린(1706∼1790)과 만났다. 프랭클린은 그에게 영국을 상대로 독립을 선포한 미국 군대의 지휘를 맡아줄 것을 요청했고, 마침 폴란드에서 활동하기가 여의치 않았던 푸와스키는 순순히 응했다. 1777년 대서양을 건너 미국에 간 푸와스키는 미국 독립군을 이끌고 영국군과 교전하던 중 1779년 10월11일 장렬히 전사했다.

 

미국 뉴욕의 랜드마크인 ‘자유의 여신상’. 19세기 말 건국 100주년을 맞은 미국을 축하하는 뜻에서 프랑스가 만들어 보낸 선물이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미국 뉴욕의 랜드마크인 ‘자유의 여신상’. 19세기 말 건국 100주년을 맞은 미국을 축하하는 뜻에서 프랑스가 만들어 보낸 선물이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2023년 10월 당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의 침략에 맞서 싸우는 우크라이나를 위한 군사 원조 필요성을 강조하며 푸와스키를 언급했다. 바이든은 “우리나라(미국)의 독립 열망을 알게 된 뒤 푸와스키 장군은 독립 전쟁에서 미군과 함께 복무하기 위해 나섰다”며 “그의 스토리는 우리나라의 독립을 위한 투쟁에 영원히 엮여 있다”고 찬사를 바쳤다. 미국이 영국 식민지에서 벗어나 당당한 독립국으로 우뚝 서는 과정에서 외국인들의 도움이 커다란 역할을 했음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프랑스의 지원이 결정적이었다. 당시 영국과 더불어 세계 양대 강국이던 프랑스는 정예 육군과 해군을 미국에 보내 영국군을 공격하도록 했다. 1783년 영국이 패배를 시인하고 미국의 독립을 받아들인 조약이 체결된 곳도 다름아닌 프랑스 파리다.

 

19세기 말 독립 100주년을 맞은 미국을 축하하며 프랑스가 보낸 선물이 오늘날 뉴욕의 랜드마크로 통하는 자유의 여신상이다. 백악관은 2022년 12월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첫 국빈으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부부를 초청하며 “프랑스는 우리의 가장 오래된 동맹(oldest ally)”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들어 프랑스를 대하는 기류가 좀 달라진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반(反)이민 정책에 비판적인 프랑스 정계에서 “미국이 자꾸 이러면 자유의 여신상을 도로 회수해 갈 것”이란 발언이 나왔다. 신랄한 풍자이긴 해도 실현 가능성은 전혀 없었다. 그런데도 백악관은 흥분해서 “프랑스인들이 지금 독일어를 쓰지 않는 것은 미국 덕분”이라고 일갈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를 나치 독일의 점령에서 해방시켜준 미국의 고마움을 잊지 말라는 일종의 훈계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해 미소를 짓고 있다. 트럼프는 오는 7월4일 미국의 250주년 건국 기념일을 앞두고 “세계 역사상 가장 화려한 생일 파티로 만들겠다”는 공언을 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해 미소를 짓고 있다. 트럼프는 오는 7월4일 미국의 250주년 건국 기념일을 앞두고 “세계 역사상 가장 화려한 생일 파티로 만들겠다”는 공언을 했다. AP연합뉴스

올해는 1776년 당시 영국 식민지이던 미국 13개주(州)가 독립을 선포한 지 250주년이 되는 해다. 오는 7월4일 250번째 독립 기념일을 앞두고 미국은 벌써부터 축제 분위기다. 앞서 트럼프는 건국 250주년 기념식을 “세계 역사상 가장 화려한 생일 파티로 만들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그런데 아시아 국가들에 설치된 미 대사관 및 영사관들의 지나친 모금 행위가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 정도라고 한다. “미국의 건국 잔치에 쓸 기부금을 내라”며 대사나 총영사가 직접 나서 주재국 대기업 등을 압박한다는 후문이다. 오죽하면 전직 미 외교관이 “이런 행태가 미국의 대외 이미지에 도움이 될지 의문”이라고 꼬집었겠는가. 미 행정부는 ‘250년 전 국제사회의 도움이 없었다면 독립은 불가능했을 수 있다’는 점부터 깨닫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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