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이라는 시간은 주식 시장에서 종종 신화가 되지만, 그 이면에는 우직할 정도의 무관심과 인내가 전제되어야 한다. 방송인 김구라가 최근 공개한 삼성전자 수익률 500%라는 숫자는 화려한 매매 기법의 결과가 아니다. 그것은 17억원의 채무를 짊어졌던 한 남자가, 방송 현장에서 확보한 현금을 우량 종목에 묻어둔 채 잊어버린 노동의 대가였다. 아들 그리조차 경악하게 만든 이 숫자는 김구라가 지난 10년간 주가 변동과 주변의 훈수로부터 스스로를 얼마
생후 19개월 된 아기가 대한민국 정부로부터 종합소득세 정산 고지서를 받았다.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자산에 대한 증여가 아니라 본인의 이름으로 광고 현장에서 일하며 얻은 사업 소득에 대한 정당한 납세다. 방송인 박수홍의 딸 재이가 2026년 5월, 영유아 모델 중 이례적으로 고소득 납세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걸음마를 떼기도 전에 광고 10개를 섭렵하며 고액 연봉자를 상회하는 수익을 기록한 이 아이의 행보는 박수홍이 지난 30년의 아픔을 끝내고
지난해 서울 지하철 1∼8호선 민원 10건 중 8건은 에어컨과 관련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덥다는 민원이었다. 23일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지난 한 해 서울 지하철 불편 민원 101만8448건 중 78.4%인 79만8607건이 열차 냉난방 민원이다. 그중 덥다는 민원이 74만9465건에 달했다.시간대별로 출근 시간대인 오전 7~9시, 퇴근 시간대인 오후 6∼8시 열차 냉난방 민원이 빗발쳤다. 덥다는 민원의 72.8%(54만여건), 춥다는 민
서울대 ‘김재익 장학 기금’ [김태훈의 의미 또는 재미]외교가 원로들 사이에 1983년은 ‘악몽의 해’로 기억된다. 그해 9월1일 미국 뉴욕을 떠나 서울로 가던 대한항공 007편 여객기가 사할린 상공에서 추락해 탑승자 269명 전원이 사망했다. 소련(현 러시아) 전투기가 쏜 미사일에 맞았다. 국제사회의 소련 규탄을 이끌어내고자 정부는 외교력을 총동원했다. 그런데 1개월여 뒤인 10월9일 버마(현 미얀마) 수도의
자유 찾아… 나 돌아갈래! [S스토리-관리 부실 비집고… 탈출하는 동물들]“산소 주세요, 산소! 일단 빨리 옮깁니다! 완전히 일어나지 못하니까 (박스 덮개는) 열어둔 채로 이동할게요.” 지난달 17일 0시44분 대전 안영IC 인근의 한 수로. 대전 오월드를 탈출해 9일간의 필사적인 도주를 이어가던 수컷 늑대 ‘늑구’(2살)를 포획하는 일촉즉발의 순간이었다. “탁!” 늑구는 허벅지에 마취총을 맞고도 악착같이 버텼다. 약
[설왕설래] 괴담 관광 한 달에 한두 번은 낚시를 간다. 날이 더워지기 시작하면 밤낚시 횟수도 늘어난다. 집에서는 늘 걱정이다. 늦은 밤 인적 드문 저수지에 혼자 앉아 있는 게 무섭지 않냐며 귀가를 재촉한다. 밤낚시를 하다 보면 새벽녘 서늘한 기운에 놀라는 경우가 더러 있다. 물안개가 피어오르고 적막이 짙어질수록 분위기는 더욱 음산해진다. 어린 시절 들었던 귀신 이야기가 하나둘
[기자가만난세상] 주주가 된 아이들… 금융교육은? 얼마 전 교회에 다니는 지인에게서 들은 이야기다. 같은 교회의 한 초등학생이 요즘 매주 이렇게 기도를 한다는 것이다. “제 주식 대박 나게 해주세요. 아멘.”‘얼마나 대박 나고 싶은지 감도 오지 않는다’는 지인의 말에 한참을 같이 웃었다. 이 이야기에 특히 공감한 이유가 있다. 우리 집에도 생후 10개월 ‘주주’가 있어서다. 올해 인생 첫 설을 맞은 아이
[삶과문화] 인간·식물·AI가 풀어낸 ‘詩의 하모니’ ‘길’이라는 글자 속에는 길의 모양이 들어 있다. ‘ㄱ’의 꺾인 길, ‘ㅣ’의 곧은 길, ‘ㄹ’의 꼬불꼬불한 길. 이렇게 완벽한 이미지를 품은 글자가 있을까. ‘ㄱ’의 꺾임은 좌절 같고, ‘ㄹ’형의 구불구불한 길은 설렘과 망설임을 함께 품고 있다. 이 굽은 길의 느린 속도는 효율성과는 무관해도 우리 몸의 감각을 가장 많이 일깨운다. 그러나 무엇보다 우리가
세상을 묶는 ‘BTS의 시대정신’ [이지영의 K컬처 여행] 멕시코 대통령궁 발코니에 일곱 청년이 서 있고, 그 아래 소칼로 광장에는 보라색 인파가 가득하다. 5만명이다. 티켓도 없이, 공연장 안에도 들어가지 못한 채, 그저 그들이 서 있는 도시에 있고 싶어서 모인 사람들이다. BTS를 잘 모르는 많은 한국인이 이 장면에서 멈췄다. 대체 저기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으며, 우리가 모르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멕시코
선덕여왕, 여성성불론 삼국통일을 열다 [신화에서 선민까지 한민족 정체성의 문화사적 발견-기고]> <9> 선덕여왕, 여성성불론 삼국통일을 열다 [신화에서 선민까지 한민족 정체성의 문화사적 발견-기고] 여신의 출현: 선덕여왕과 한반도 인류 영성사 역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