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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문들 권유로 그리기 시작, 직접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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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9-05-28 18:22:30 수정 : 2009-05-28 18: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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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상고 동문 화가 조영규씨 ‘盧 초상화’ 공개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교 동문선배인 화가 조영규(65)씨가 그린 노 전 대통령의 초상화.
“완성된 초상화를 대통령께 직접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산상고(현 개성고) 동문인 화가 조영규(65)씨는 28일 자신이 그린 노 대통령의 초상화를 가리키며 “돌아가셨다는 게 아직도 실감나지 않는다”고 안타까워했다. 노 전 대통령 고교 2년 선배인 조씨는 사실주의 유화 기법으로 유명인 초상화와 풍경화를 그리는 작가다.

조씨는 노 대통령 재임 시절인 2006년 동문들 권유로 노 대통령 초상화를 그리기 시작했다. 그는 “초상화를 그리는 작가다 보니 대통령 초상화를 꼭 한번 그려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며 “마침 주변에서 자랑스러운 동문인 노 대통령의 초상화를 그려서 동문회관에 걸고 전시회도 하면 어떻겠냐고 하기에 그리기로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 측에서 의뢰받은 게 아니라 그는 초상화를 그리면서 노 전 대통령을 직접 만나진 못했다. 하지만 다른 동문 후배를 통해 비서관에게 연락, 사진자료를 건네받아 작업에 활용했다. 공식 초상화는 아니더라도 대통령 초상화를 그리는 일인 만큼 한 붓 한 붓 정성을 쏟았다.

작업을 시작한 지 2년 만인 지난해 말 감색 정장에 옥색 넥타이를 매고 집무실에 앉아 있는 노 전 대통령의 모습을 담은 20호(가로 53.0㎝, 세로 72.7㎝) 크기의 초상화를 완성했다.

그는 초상화 작품을 사진으로 찍어 A4 용지 크기로 인쇄한 뒤 ‘마음에 드시면 동문회관 건물이나 모교에 걸면 어떻겠느냐’는 편지와 함께 봉하마을로 보냈다. 얼마 후 ‘대통령께서 작품을 보고 좋으시다고 했다’는 비서관 연락을 받았다.

하지만 그 무렵부터 연일 노 전 대통령을 둘러싼 의혹 제기로 나라가 시끄러워지면서 결국 최종 답변을 받지 못했다. 그는 “직접 보셨더라면 더 좋아하셨을 텐데…”라고 했다.

조씨는 다음에 모교행사가 열리면 노 전 대통령에게 직접 보여준 뒤 동문회관이나 모교에 거는 방안을 생각하던 터라 초상화를 지금껏 감춰오다 전날 모교 동창회 홈페이지와 자기 블로그에 공개했다. 오는 8월 7번째 개인전을 준비 중인 조씨는 “이번 전시회 공간이 협소해서 걸 수 있을지 모르지만 이 초상화를 전시하는 것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이태영 기자  wooah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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