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뇌사자의 소장 이식 국내 첫 성공

입력 : 2009-04-14 22:38:21 수정 : 2013-09-24 17:59:13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서울성모병원 장기센터 이명덕 교수팀
‘단장증후군’ 환자에 시술… 건강 양호
소장(작은창자)이 없어 아무것도 먹을 수 없었던 환자가 뇌사자의 소장을 이식받아 새 삶을 살게 됐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장기이식센터 이명덕 교수팀은 지난해 12월31일 위장관 손상으로 ‘단장증후군’을 앓고 있던 한송희(22?여)씨에게 뇌사자의 소장을 이식 한 결과, 3개월여가 지난 현재 건강상태가 매우 양호하다고 14일 밝혔다. 뇌사자의 소장 이식이 성공하기는 이번이 국내 처음이다.

단장증후군은 장폐색으로 소장의 길이가 짧아지거나 없어져 소화흡수를 하지 못하게 되는 흔치 않은 질환이다. 입으로는 영양 공급이 불충분해 영양제를 계속 주사해야만 생명을 유지할 수 있다.

이 교수팀은 당시 14시간에 걸친 수술을 통해 뇌사자에게서 떼어낸 소장 전체(약 4m)와 대장 절반을 한씨에게 이식했다. 이후 환자는 약 11주간의 입원치료 동안 상태가 좋아져 그동안 해오던 정맥 영양요법을 중지했으며, 정상적인 식사가 가능해 지난 3월19일 퇴원했다. 한씨는 현재 정기적인 외래치료만 받고 있다.

소장 이식은 거부 반응이 아주 강한 데다 이식 장기가 대변에 노출돼 있어 감염관리가 어렵다. 또한 이식 후 소장이 장운동에 따라서 계속 움직이는 등 고정적이지 않아 기술적으로도 어려움이 많은 이식 분야로 꼽힌다.

하지만 이번 이식수술에서는 수술 1년 전부터 환자의 뱃속에 물풍선을 넣어 복강 내 공간을 확보하는 방법을 세계 최초로 사용함으로써 4m에 달하는 소장 전체와 대장 일부를 무리 없이 뱃속에 집어넣을 수 있었다는 게 의료진의 설명이다. 이 교수팀은 앞서 2004년 4월 국내 처음으로 성인 소장이식에 성공한 데 이어 2005년 7월에는 3살짜리 소아 소장이식에도 성공하는 등 국내 ‘소장이식수술’ 분야의 권위자로 꼽힌다.

이 교수는 “그동안 중증 단장증후군 환자들은 치료법이 없어 대부분 사망할 수밖에 없었지만, 소장이식수술에 성공함으로써 삶에 대한 희망을 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박태해 기자 pth1228@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제나 '깜찍하게'
  • 정은지 '해맑은 미소'
  • 에스파 카리나 '여신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