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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가기 무서워"… 화풀이성 강력범죄 빈발

입력 : 2009-10-11 16:22:40 수정 : 2009-10-11 16: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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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인은 대개 외톨이… "사회적 관심 필요"
특별한 원한관계도 없이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사람에게 단지 화가 난다는 이유로 흉기를 마구 휘두르는 끔찍한 강력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11일 경찰에 따르면 10일 구의동 주택가에서 흉기로 이웃 주민을 살해한 이모(64)씨는 개를 데리고 산책하다 개에게 목줄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다툰 사람을 해치려다 그 사람을 찾지 못하자 애꿎은 제3자를 살해했다.

이씨는 개 목줄 문제로 싸운 뒤 격분해 집에서 흉기를 들고 나와 자신과 다툰 사람을 찾아다니다 그 사람이 보지지 않자 말다툼 당시 옆에 있던 다른 동네주민 고모(47)씨에게 해를 입혔다.

특히 이씨는 자신과 말다툼한 사람을 고씨가 두둔했다는 이유로 고씨의 입을 훼손하는 등 잔혹한 범행을 서슴지 않았다.

6월에는 신촌에서 장사가 안된다는 이유로 고성을 지르다 이에 항의하는 대학생을 흉기로 찌른 40대 남성이 검거됐고, 5월에는 사당역 근처에서 사소한 시비로 말다툼을 벌인 남성에 앙심을 품고 3시간이나 따라다닌 끝에 흉기로 살해한 30대가 붙잡히기도 했다.

그런데 구의동 살인사건 용의자 이씨나 사당역 사건 범인은 폭력 전과도 없고 외면상으로 보기엔 지극히 평범한 생활을 해 온 것으로 조사돼 더욱 큰 충격으로 다가오고 있다.

작년 10월 논현동 고시원 살인사건 범인 정상진씨도 예비군 훈련에 불참한 향토예비군법위반 외에는 별다른 전과가 없었지만 같은 고시원에 살던 6명을 살해하고 7명을 다치게 하는 참극을 저질렀다.

경찰청에 따르면 살인은 본래부터 다른 범죄에 비해 우발적인 범행이 많지만 최근에는 우발적 범죄 비율이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다.

살인 사건 중 우발적인 범행은 2007년 전체 1천311건 중 493건으로 37.6%를 차지했던 것이 작년에는 1천251건에 638건으로 50.9%, 올해에는 상반기까지 664건 중 364건으로 54.8%로 늘어났다.

우발적인 강력 범죄를 저지른 범인 중에는 사회적 외톨이인 경우가 많아 이들을 포용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구의동 사건의 범인 이씨도 직업 없이 노모와 단둘이 생활하며 다른 친척과 왕래가 별로 없었고 정상진씨도 고향에서 상경한 뒤 경제적인 궁핍을 겪으며 혼자 고시원에서 생활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사회적으로 외톨이인 사람들이 순간적인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고 우발적인 폭력을 저지르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이들이 반사회적인 범죄를 저지르지 않도록 사회가 각별한 관심을 둬야 한다"라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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