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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간을 키워드로 우주를 이야기하고 있는 조형미술가 안종연(57)이 작품설명을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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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여 나신의 실루엣이 다양하게 겹쳐 보이는 작품 ‘박범신’. 소설가 박범신은 “내 인생이 들어있는 것 같다. 작품에 나와 있는 남자의 체격도 나와 비슷하다. 그래서 내 이름으로 작명을 했다”며 안종연 작가의 작품에 대해 남다른 애정을 과시했다. |
작품의 재료는 다양했다. 작품'고산자'는 소설'고산자'에서 나무에 지도를 그린 김정호의 일생를 담기 위해 나이테가 잘 빠진 나무를 이용했다. 금방이라도 미끄러질 것 같은 작품 '바이칼의 에젠'은 열경화성 플라스틱의 일종인 에폭시와 크리스털 가루를 사용해 소설 ‘주름’에 나오는 깊고 아름다운 바이칼호수를 표현했다. 그는 유리, 돌, 조명, 스테인리스 등 다루기 어려운 소재들까지 이용한다.
"나는 몸을 혹사하는 직업이다. 작업장에 있으면 시간의 존재가 느껴지지 않는다." 안종연의 작품은 모두 수작업으로 이루어졌다. 그는 "작품 '새날들의 시작'은 아크릴 안에 에폭시와 맑은 안료를 떨어뜨려 굳히고 다시 떨어뜨리는 과정을 여러 번 거쳤다"고 설명했다. 박범신과 자신의 인물을 새긴 초상화는 "사진을 찍고 따로 다른 종이에 스케치했다. 그것을 스테인리스에 전동 드릴로 쪼아서 형상을 새겼다"라고 말했다. 그의 작품은 오랜 시간과 노력을 거쳤다. 스테인레스를 캔버스 삼아, 드릴을 붓 삼아 그림을 그리는 작가는 박범신의 표현대로 '당찬 여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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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 ‘고산자’는 나무의 결을 이용해 인두로 지져 만들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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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 ‘바이칼의 에젠’은 소설‘주름’에 나오는 바이칼 호수를 표현했다. 밑그림을 그린 뒤 에폭시를 붓고 다시 그림을 그리고 에폭시를 붓는 수많은 과정을 거치고서 크리스털 가루를 뿌려 반짝임을 더했다. |
박범신은 자신의 소설을 ‘재료’로 한 안종연의 ‘요리’에 대해 "스펙트럼이 넓다. 아주 인상적이다. 그 동안 그림은 틀안으로 한정돼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의 작품은 한정된 틀을 벗어난다"고 말했다. 이어 안종연 작가에 대해 "나의 소설을 예술로 표현할 적절한 작가"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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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 '빛의 에젠'은 빛과 함께 유리 구슬, 거울 등을 통해 전시장 벽과 천장에 환상적인 ‘빛드로잉’을 선사한다. |
소설에서 이루지 못했던 김정호의 꿈은 안종연의 손끝에서 완성됐다. 박범신은 "80년대 '장르주의'가 등장한 이후 예술이 너무 구별된 듯하다. 그런 의미에서 뜻 깊은 작업이었다"고 전시소감을 밝혔다. 전시회에서는 60여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02)-720-1524
차유나 인턴기자(한림대 언론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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