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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정몽구 회장, 현대차에 700억 배상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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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자 ‘자율성’보다 ‘책임’ 더 강조
“불법행위로 회사에 손해”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이 회사 운영 과정에서 저지른 불법행위에 책임을 지고 회사 측에 수백억원을 물게 됐다. 아무리 기업 최고경영자가 내린 경영상 판단일지라도 법률이 정한 범위를 넘어 회사에 손해를 끼친 경우 형사책임은 물론 민사책임까지 져야 한다는 점을 법원이 명확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2부(변현철 부장판사)는 8일 김모씨 등 현대차 소액주주들과 경제개혁연대가 “현대차에 손해를 끼쳤다”며 정 회장과 김동진 현대모비스 부회장을 상대로 낸 1400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정 회장, 김 부회장이 연대해 현대차에 700억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이번 소송이 확정되면 정 회장이 내는 배상액은 소액주주가 아닌 회사로 귀속되는데, 소액주주가 대기업 경영진을 상대로 소송을 내 승소한 금액 중 가장 크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정 회장 등이 그룹 경영권에 대한 위협 방지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여러 경영상 조치를 취하는 과정에서 현대차에 손해를 입힌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최고경영자로서 ‘회사 경영에 필요하다’고 판단한 행위”라는 정 회장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번 판결은 법원이 경영자의 ‘자율성’과 ‘책임’ 사이에서 책임 쪽에 더 무게를 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고경영자라고 해서 경영권을 일방적으로 행사할 수 없고 반드시 일정한 한계를 지켜야 하며, 이를 어길 경우 책임도 져야 한다는 뜻이다.

경제개혁연대는 선고 직후 “우리나라의 재벌 체제가 안고 있는 총수 일가의 전횡, 사익 추구 등 문제점이 더 이상 용인될 수 없는 ‘구시대 잔재’라는 걸 선언했다”고 환영했다. 하지만 경제개혁연대는 “1400억원의 청구액 중 절반만 인정된 점이 불만족스럽다”며 항소할 뜻을 밝혔다.

700억원이란 거액의 배상 판정을 받은 정 회장 측도 항소할 것으로 알려져 최종 결론은 상급심에서 내려지게 됐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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