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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약사 납치살해범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입력 : 2010-07-29 13:38:38 수정 : 2010-07-29 13:3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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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검증서 주민들 "사형시켜. 모자 벗겨라"고 고함 40대 여성 약사를 납치하고서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신모(28)씨와 이모(28)씨가 29일 태연하게 범행을 재연했다.

이날 오전 8시께 서울 양천구 신정동의 약사 한모(48.여)씨가 살았던 아파트 지상주차장.

반바지와 반소매 티셔츠 차림에 모자를 눌러쓰고 포승줄과 수갑을 찬 양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범인 신과 이가 경찰 승합차에서 내렸다.

아침 출근 시간대임에도 고층아파트 복도와 지상주차장에는 주민 수십 명이 몰려나와 신과 이가 납치 당시를 담담하게 재연하는 모습을 지켜봤으며 일부는 경찰 통제선 뒤에서 "사형시켜" "모자 벗겨"라고 고함을 치기도 했다.

신은 기자들의 범행 동기를 묻는 말에 "차 뒤에서 주차하는 걸 보고 따라갔다. 술에 취했던 것 같다. 피해자 가족들에게 너무 죄송하고 죽을죄를 졌습니다"라고 답했다.

이도 "죽고 싶습니다. 가족에게 너무 죄송하고 죽을죄를 지었습니다"라고 용서를 구한 뒤 범행 동기에는 "죽이려고 한 건 아닌데 하다 보니까 그랬습니다"라고 말했다.

현장 검증은 납치 장면부터 시작됐다. 마트에서 장을 본 한씨가 17일 자정이 다 돼서 집앞 주차장에 들어섰고, 여성 혼자 차에 탄 것을 확인한 신과 이가 뒤쪽에서 15m가량 달려와 앞문으로 접근했다.

이어 신이 왼쪽 운전자석에서 내리려던 한씨를 때리면서 차 안으로 들어갔고 조수석 문을 열고 탄 이가 의자를 뒤로 젖히고 한씨 머리채를 잡고 뒷좌석으로 넘어갔다.

신이 아파트를 벗어나 운전하는 동안 이는 뒤에서 한씨를 계속 때렸다. 17일 오전 0시10분께 경기도 광명시 철산동의 한 버스정류장 앞에서 차를 갓길에 세운 채 신이 운전자를 이로 교체하는 순간에는 한씨가 차에서 벗어나려고 안간힘을 썼다.

12시20분께 광명IC 부근 도로변에서 뒷좌석에 탄 신이 저항하던 한씨를 내리누르고 목 졸라 살해했다. 이들은 경기도 광명 일대를 40분가량 돌다가 오전 1시께 광명역IC 부근에 차를 세우고 한씨의 옷 일부를 벗기고서 배수로에 시신을 버렸다.

경찰은 이날 범행 경로인 양천구 신정동 아파트와 경기도 광명IC, 광명역IC, 과천의 주유소 일대를 차례로 찾아가며 현장 검증을 했다.

한씨가 납치된 집앞 주차장에서 현장 검증을 지켜본 주민 송모(60.여)씨는 "지하도 아니고 지상주차장에서 이런 일이 났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 이런 사람은 사회에 다시 돌아오게 해서는 안 된다"며 "억울하게 죄 없이 죽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고 안타까워했다.

경찰은 강도살인 등 혐의로 신씨와 이씨를 구속했으며 이날 오후 성북경찰서에서 수사 결과 브리핑을 한 뒤 30일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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