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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플루 수험생 호흡기 단 채 투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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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9-11-13 00:00:43 수정 : 2009-11-13 00: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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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치르던 날’ 이모저모
응원전 간소화… ‘분리시험실’ 등 이색풍경
부담감에 투신자살한 안타까운 사연도
12일 201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치러졌다. 수험생들은 전반적으로 시험 난도가 낮았다며 반가워하는 분위기였다. 이번 수능에서는 신종플루 확진·의심환자 수험생을 위한 ‘분리시험실’이 마련되는 등 이색적인 풍경이 연출됐다.

◆“시험 끝나 홀가분”=시험을 마치고 나온 수험생들은 대부분 밝은 표정이었으며, 일부 수험생은 홀가분한 듯 친구들끼리 얼싸안았다. 수험생들은 언어영역의 경우 교과서 범위 내에서 출제돼 낯익은 질문이 많았고 지난 6, 9월 모의고사보다 쉬웠다는 반응이었다.

다만 외국어 영역에서 까다로운 어휘가 나왔다면서 의견이 분분했다.

모의고사 1등급인 한모(18)양은 “언어영역은 평소 눈에 익은 지문이라 문제풀이에 별 어려움이 없었다”며 “9월 모의고사보다 점수가 오를 것 같다”고 밝게 웃었다. 모의고사 4등급인 정모(19)군은 “외국어영역 지문은 그리 길지 않았지만 일부 어휘가 어려워 애를 먹었다”고 말했다. 반면 내신 1등급인 이모(18)군은 “외국어영역에서 까다로운 어휘가 있었지만 그리 어렵지는 않았다”며 “언어영역을 포함해 전반적으로 만족한다”고 웃었다.

◆차분한 응원전, 뜨거운 열기=신종플루 확산을 우려한 당국의 자제 권고에도 선배들을 위한 후배들의 응원전 열기만은 여전했다. 좋은 자리를 차지하려고 새벽부터 각 학교 정문에 수백명이 운집하던 광경은 찾아볼 수 없었다.

서울 종로구 풍문여고 정문에는 여고생 40∼50명이 모여 수험생들이 들어갈 때마다 응원 환호성을 질렀다. 인근 경복고 정문에도 중경고, 배문고 등 학생 60여명이 응원 문구가 쓰인 플래카드를 들고 경쟁적으로 응원전을 펼쳤다.

경복고 앞에 나온 용산고 학생 20여명은 학교에서 지급한 파란색 마스크를 쓰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

일부 고사장 앞에서는 수험생 어머니들이 ‘화끈’한 응원전을 폈다. 제주지역 시험장에서는 신종플루 탓에 단체 응원을 꺼린 학생 대신 어머니회 회원들이 수험생을 격려하는 풍경이 벌어졌다.

◆신종플루 투병 속 투혼 발휘=신종플루로 투병 중인 환자들도 병원에서 시험을 치르는 투혼을 보였다. 재수생 A(19)군은 이대목동병원 중환자실에서 시험을 치렀다. A군은 최근 신종플루 확진 판정을 받고 폐렴 증세를 호소하면서도 시험을 보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아 교육 당국이 병원에서 시험을 볼 수 있도록 조치했다. A군은 산소포화도를 유지하기 위해 인공호흡기를 단 채 문제를 풀었다.

전남 나주 금성고 분리시험장에서는 B군(19)이 시험 도중 발열 증상을 보여 감독 당국이 병원 구급차를 대기시켜 긴장감이 감돌았다. B군은 2교시 시험이 시작되고 나서 두통 등을 호소했고 대기 중이던 의사가 긴급 발열검사 결과 고열이 확인돼 거점병원으로 후송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으나 잠시 후 열이 내렸고 B군도 시험을 계속 보겠다고 해 병원행이 취소됐다.

◆안타까운 사연도=이날 오전 5시8분 원주시 단구동 모 아파트에서 박모(19)군이 아파트 20층에서 떨어져 숨져 있는 것을 아버지(53)가 발견했다. 경찰은 책상 위 A4용지에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죄송합니다”라는 글이 적혀 있는 것으로 미뤄, 박군이 수능의 부담감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경남도교육청은 시험장에 휴대전화를 소지한 수험생 3명을, 인천시교육청도 2명을 적발해 퇴실조치시켰다고 밝혔다.

이성대·장원주·이태영 기자, 전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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