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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 구조조정 최악 상황으로 가나

입력 : 2010-02-07 22:52:07 수정 : 2010-02-07 22:5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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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주 일가 사재출연 불이행 파장
채권단 “금호산업 등 법정관리 갈수밖에…”
대주주 책임 이행 시한 넘기며 ‘미적미적’
박찬구 전 회장 경영복귀 집착으로 일 꼬인듯
금호아시아나그룹 대주주의 사재출연 불이행으로 구조조정 작업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금호그룹 측이 사재출연을 미적거림에 따라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가기로 한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는 최악의 경우 법정관리행까지 점쳐지고 있고, 자율협약 대상인 금호석유화학과 아시아나항공도 강제적인 구조조정에 돌입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채권 은행인 산업은행은 이날까지 금호그룹 측의 사재출연 등 대주주 책임을 이행하라고 통보했으나, 사주 일가가 보유한 계열사 주식 의결권과 처분 위임권을 양도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채권단은 워크아웃과 자율협약, 신규자금 지원 합의, 양해각서(MOU)상 경영권 보장 등을 모두 철회하겠다면서 금호그룹에 대한 구조조정 방안을 전면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는 금호그룹 오너 일가의 책임 이행이 늦어지면서 채권단은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의 워크아웃과 금호석유화학의 자율협약을 발동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산은의 한 관계자는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가 워크아웃에 차일피일 미루다 보면 법정관리로 갈 수밖에 없다”며 “협상이 주말을 넘긴 만큼 다른 방안을 강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 애초 자율협약을 통한 구조조정을 추진키로 한 금호석유화학과 아시아나항공에 대해서 채권단을 중심으로 워크아웃 등 강제적인 구조조정에 들어가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는 실정이다.

채권단은 8일 회의를 열어 향후 금호그룹 구조조정 추진 방향을 비롯해 사재출연 이행을 압박하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금호 사주 일가는 현재 사재출연을 두고 내부적으로 이견을 조율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근 사재출연을 빌미로 경영복귀를 추진하고 있는 박찬구 전 화학부문 회장 측이 미온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민유성 산은지주회장 겸 산업은행장은 전날 기자들과의 산행에서 “박삼구 명예회장은 보유 주식을 채권단에 넘기는 것에 대해 동의했지만, 오너 일가에서 의견이 조율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박찬구 전 회장이 보유 주식을 넘기지 않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박 전 회장은 아들과 함께 금호석화의 주식 15% 가량을 보유, 사실상 최대주주에 올라 있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박 전 회장이 경영복귀가 안 된다고 해도 보유주식을 채권단에 넘길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보유주식을 채권단에 넘기는 것은 당연한 절차일 뿐 어떤 조건이나 전제가 붙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더구나 금호그룹 사주 일가는 보유 중인 계열사 주식을 시장에 내다팔아 채권단으로부터 개인 재산을 챙기려는 의도가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까지 받고 있는 상황이다. 고 박정구 명예회장 장남인 박철완 그룹 전략경영본부 부장은 지난달 6일 금호산업 주식 139만2553주를 매각했고, 박삼구 명예회장과 장남인 박세창 상무도 지난달 금호산업 주식 43만주와 40만주에 대한 담보계약을 해지해 조만간 매각할 가능성이 높다.

금호그룹 측 관계자는 “대주주 간 이해관계가 다르고, 주식 상당수가 담보로 잡혀 있어 사재출연 작업이 난항을 보이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해명했다.

황계식 기자 cul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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