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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총파업도 불사”… MBC 격랑 예고

입력 : 2010-02-09 01:27:27 수정 : 2010-02-09 01:2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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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기영 사장 사퇴 파장
방문진과 이사진 선임놓고 수차례 갈등 빚어
엄사장 “후배들이 공영방송 독립 지켜달라”
노조 “정권 방송장악 음모… 낙하산 몰아낼 것”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의 MBC 이사진(보도 및 TV제작 등) 선임 강행에 반대하며 엄기영 MBC 사장이 8일 전격 사직서를 제출함에 따라 논란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MBC 안팎에서는 방문진이 엄 사장의 의사와 무관하게 MBC 이사진의 인사를 강행하자 사퇴를 결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노조는 총파업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어서 MBC는 격랑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방문진은 추후 이사회를 열고 후임 사장 인선을 위한 절차를 논의할 계획이다.

◇8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회 회의장 앞에서 MBC 노조원들과 이사회 관계자들이 심한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엄 사장은 “방문진은 방송의 독립성과 MBC 경영의 자율성을 보장하라고 만든 조직이다. 그렇게 설득하고 설명하고 했는데도 (방문진 이사회가 새 MBC 이사진 선임을) 강행해서 (사퇴하게 됐다)”라고 사퇴 이유를 설명했다. 방문진 이사회가 자신의 인사안과 다른 인물을 MBC 이사진으로 선임하는 것을 강행했기 때문에 사퇴했다는 것이다.

엄 사장은 지난해 12월 보도 TV제작 편성 경영(김재형 MBC 기획조정실 부실장 내정) 등 4개 본부 이사의 사표가 수리된 뒤부터 후임 이사진의 인사를 놓고 김우룡 방문진 이사장과 수차례에 걸쳐 논의했다. 엄 사장은 그동안 MBC 이사진은 사장과 함께 MBC를 경영해야 하는 ‘내각’인 만큼 이들의 인사를 자신에게 맡겨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방문진 이사회와 김 이사장은 MBC 이사진에 대한 인사권이 MBC 대주주인 방문진에 있음을 강조하면서 양측이 첨예하게 대립해 왔다.

엄 사장은 이날 MBC 인트라넷에 ‘사랑하는 MBC 임직원 여러분!’이란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이 글에서 “MBC에서 공영방송의 독립성과 책임경영의 원칙은 양보할 수 없는 소중한 자산이라는 것이 저의 생각”이라며 “위중한 시기에 사장직을 내놓게 된 점에 대해 우리 구성원들에게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 그러나 지금의 상황은 사장으로 남는 것이 MBC의 위상에 오히려 누가 될 수 있는 국면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MBC는 사주의 입김과 정파적 편향성에서 벗어난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최고의 인재들이 공정한 보도, 창의적인 프로그램을 시청자들에게 전달해 왔다”며 “앞으로도 좋은 방송 만들고 대한민국 최고의 일류 공영방송 MBC를 계속 지켜 달라는 것이 물러가는 선배의 염치 없는 부탁”이라고 당부했다.

엄 사장의 사퇴에는 이날 보수적으로 알려진 새 이사진의 선임도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윤혁 신임 이사의 경우 보수 성향을 띤 MBC 선임자노조 출신으로 알려졌다.

엄 사장이 사퇴하고 보수적 성향의 새 이사진이 선임되자 MBC 노조는 총파업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MBC 노조는 성명을 내고 “방문진 이사회의 MBC 이사진 인사 강행이 MBC 장악을 위한 것”이라며 “MBC 2000 조합원은 모든 것을 걸고 MBC 장악 음모에 맞서 싸울 것이다. 강고한 총파업 투쟁으로 정권의 낙하산 부대를 몰아낼 것”이라고 밝혔다.

MBC 노조는 이날 중앙집행위원회와 전국대의원대회를 잇달아 열고 향후 대응 일정을 논의하는 한편 새로 선임된 이사진의 출근을 저지하기로 했다. MBC 노조는 조만간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총파업 찬반투표 일정 등을 결정한 뒤 전 조합원을 상대로 총파업 여부를 물을 예정이다.

이와 함께 후임 사장 인선도 진통이 따를 전망이다. 방문진 사무처에 따르면 MBC 사장 선임과 관련한 특별한 규정은 없는 상태다. 방문진 이사회에서 사장 선임 절차를 논의한 뒤 의결하면 그 절차에 따라 진행된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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