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 시점·장소' 정치권 끊이지 않는 의혹

송영선 “김정일은 야행성”… ‘17일 오전 열차 사망’ 반박
박선영 “17일 별장서 숨져”… 정부 ‘침묵’만… 혼란 부추겨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이 공식 발표된 지 닷새가 흘렀지만 정치권에서는 여전히 사망 시점과 장소를 놓고 의혹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정부는 ‘보안’을 이유로 침묵하고 있어 혼란만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23일 국회에서는 김 위원장의 사망과 관련한 다양한 주장이 이어졌다. 미래희망연대 송영선 의원은 이날 남북관계발전특위 전체회의에서 “김정일은 아버지 김일성과 마찬가지로 야행성이어서 보통 잠자리에 새벽 2시나 4시에 들어간다”며 17일 오전 8시30분 열차 안에서 사망했다는 북한 발표를 정면 반박했다.

남북관계특위 회의 참석한 세 장관 23일 국회에서 열린 남북관계발전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류우익 통일부 장관이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관진 국방장관,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 류 장관.                                                                                          이제원 기자

송 의원은 17일 새벽 1시쯤 평양에서 40㎞ 떨어진 자모산의 별장에서 사망했다는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의 주장에 대해서도 “자모산에는 김정일 별장이 없고 김일성만 가지고 있다”며 “이를 보도한 아사히TV는 과거 (한국인) 배모씨를 김정은의 사진이라고 했던 곳”이라고 일축했다.

박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서 “자모산 별장에는 최첨단 심장내과 의료시설이 아주 완벽하게 갖추어져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고, 김정일 관저에서 바로 지하통로를 통해 갈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 곳”이라며 17일 새벽 사망설을 거듭 제기했다.

이처럼 각종 설이 난무하고 있지만 정부는 남북관계특위에서 뚜렷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 특히 김관진 국방장관은 김 위원장이 소유한 다른 열차의 존재 여부를 묻는 질문에도 “북한 내부 사회에 대한 정보의 출처는 밝힐 수 없다”고만 했다.

이를 지켜보던 여야 의원의 따가운 질책이 쏟아졌다. 한나라당 김세연 의원은 “김 위원장의 사망 시점과 장소 등 북한 내부의 정보에 어두운 실정이라면 급변 사태가 일어났을 경우 통일부에서 제대로 상황을 관리할 역량이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우려했다. 송 의원은 “김 위원장 사망에 대해 정부가 입을 닫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특위위원장인 민주당 박주선 의원은 “시중에서는 TV를 보고 김 위원장의 사망 소식을 알았다면 예산을 많이 들여 국가정보원을 운영할 이유가 없고 TV를 구입하면 된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외교·안보라인의 대북 정보력 부재를 꼬집었다.

한편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미국이 김정은 체제를 인정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미국이 아직 체제를 인정한다고 표명한 게 아니고 언론이 해석한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이어 “김정은에 대해 북한 지도계급에서 어떤 타이틀을 줄지 결정이 안 된 상태”라고 밝혔다.

김달중 기자 da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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