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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비평] 싸이를 엮는 자 '대권'을 쥐리니…

입력 : 2012-11-09 13:57:50 수정 : 2012-11-09 13:5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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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스타일'을 부른 가수 싸이가 연일 대박 행진이다. 음원·음반 판매, 각종 음악관련 방송 차트 등 관련 산업은 물론 상업광고와 같은 주변 연계 산업까지 '싸이 신드롬'이 장악하고 있다. 음원과 음반 판매, 스트리밍 수익, 광고 모델료 등 최근 수익만 수백억 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가수 중 처음으로 영국(UK) 싱글차트 1위에 오른 싸이(35)가 명문 옥스퍼드대에서  '강남스타일'의 성공 비결과 자신의 인생관 등을 들려줬다. 강연 후 학생들에게 말춤을 가르쳐주고 있는 모습.  

또 유튜브에 올려진 그의 뮤직비디오는 9일 현재 6억7000 뷰(View)를 기록했고 가장 많은 추천을 받아 기네스북에 등재되기도 했다. 유튜브에는 ‘강남 스타일’ 뮤직 비디오 패러디가 넘쳐나고 동영상을 찍다가 해고된 사람들까지 생겨나는 등 말 그대로 ‘열광의 도가니’다.

토종 이미지가 강해 그의 미국시장 진출을 네티즌들은 '강제 해외진출'이라고 재미나게 표현하고 있는 가운데 처음 CNN 전파를 타기 시작해 엘렌쇼에서는 팝가수 브리트니 스피어스에게 말춤을 전수하고 'SNL(Saturday Night Live)’에서는 뮤직비디오 패러디를 보면서 자신을 알렸다. 영국에서는 한국 가수 중 처음으로 싱글차트 1위에 오르고 명문 옥스퍼드대에서 연설까지 했다.

싸이는 이제 대한민국의 아이콘이 됐고 세계는 '대한민국의 싸이'보다 '싸이의 대한민국'을 더 기억하게 됐다. 국제적 유명세 탓에 외교통상부에서는 그를 활용해 독도 홍보 동영상을 만드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한민국은 18대 대통령 선출을 얼마 남겨놓고 있지 않다. 싸이 신드롬 못지않게 뜨거운 것이 정치권력 쟁취를 위한 투쟁이다. ‘불출마협박’을 놓고 이미 박근혜 후보 진영과 안철수 후보 진영간 한 차례 '핫(hot)' 진실공방이 오갔고 네거티브 전략은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강도가 세질 전망이다.

상대의 약점을 공격하는 네거티브 전략만큼 효과적인 것이 연예인을 이용한 포지티브 이미지 정치다. 이미지 정치는 현대 정치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매스 미디어의 발달과 영향력이 만들어 낸 새로운 정치 패러다임이다.

때문에 총선의 경우 연예인을 정치판에 끼워 넣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 연예인이 직접 대선 후보로 출마한 경우는 없다. 미국만하더라도 영화배우 출신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재선까지 성공한 사례가 있다.

버락 오바마의 재선으로 결판난 미 대선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유명 연예인들의 후보자 공개 지지다. 스칼렛 요한슨, 나탈리 포트먼, 케리 워싱턴, 에바 롱고리아 등 할리우드의 A급 미녀군단이 오바마를 '화끈하게' 밀었다. 

조지 클루니, 레이디 가가, 톰 행크스, 비욘세, 줄리아 로버츠 등도 오바마를 지지했다. 민주당 롬니는 영화배우 클린트 이스트우드, 척 노리스 등이 지지했다. 지지 연예인만으로 이미 오바마의 승리가 예견 됐다. 

우리나라도 지난 17대 대선에서 이덕화, 뽀빠이 이상용, 정흥채 등이 문화예술지원단을 만들어 이명박 후보를 지지했고 유인촌 씨는 문체부장관에 기용되기도 했다. 18대에선 설운도, 선우용여 등이 '한국미래리더스포럼'을 결성해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를 지지하고 있다.

이쯤에서 '세계적인' 연예인 싸이의 행보가 궁금해진다. 어느 후보든 싸이와 말춤 한판 추면 대통령 되는 데 수월하지 않을까 싶다. 그럴 일은 없겠지만 싸이를 엮는 자가 대권을 쥐리라. 싸이의 막강 영향력과 이미지 정치 시대가 주는 발칙한 상상이다.


유성호 기자 (경제매거진 에콘브레인 편집장ㆍ평론가 / shy1967@econbra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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