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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도요타 아발론, 그랜저 잡을 준비 됐나?

입력 : 2013-10-01 16:28:29 수정 : 2013-10-02 01:4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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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세단 시장이 술렁인다. 5000만원대 이상의 고급 세단 시장에서 이미 수입차가 63%를 장악한 가운데 4000만원대 시장으로 수입차의 진격이 이어진다. BMW나 메르세데스-벤츠 등 독일산 럭셔리 수입차의 엔트리 모델이 주류를 이루던 4000만원대 시장에 대중차 브랜드 도요타가 고급 세단 ‘아발론’을 출시하며 도전장을 내밀었다.

한국도요타자동차는 고급차 시장은 렉서스 브랜드로, 중저가 시장은 도요타 브랜드로 공략한다는 전략을 펼치는 가운데 아발론을 출시하며 소형차를 제외한 전 모델에서 국산차 압박에 나섰다.

▶ 1일 한국도요타자동차가 출시한 대형세단 아발론.
▶ 도요타자동차의 대형 세단 아발론. 북미에서는 그랜저, 알페온 등이 경쟁 차종으로 꼽힌다.

한국도요타자동차는 1일 인천 영종도에서 도요타 브랜드의 최고급 세단 ‘아발론’을 공식 출시했다. 지난해 11월 미국에서 판매를 시작한 4세대 모델이다. 아발론은 1994년 미국시장 진출 이후 지난해까지 누적 111만9540대 판매를 기록했다. 한때 연간 10만대 이상 판매되며 도요타의 플래그십 세단 역할을 톡톡히 했지만 2009년부터는 신모델의 출시가 늦어지고 리먼사태, 도요타 리콜사태 등의 영향을 받아 연간 3만대에도 못 미치는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새로 등장한 4세대 아발론은 도요타의 기대작이다. 각종 악재를 벗어나야 하는 막중한 임무도 받았다. 도요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북미에서 판매를 시작한 이후 월간 5000대 이상 판매되며 인기를 회복하고 있다. 아발론의 부수석 엔지니어 나카호 토시히로는 “도요타가 꾸준히 좋은 차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 것이 이제 소비자의 신뢰를 받으며 판매량 증가로 이어졌다”며 희망적인 전망을 내놨다.

한국도요타자동차는 아발론을 국내에 출시하며 3.5ℓ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 최고급 모델 ‘리미트’ 트림을 선보였다. 가격은 4940만원.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차 가운데 하나인 현대차 그랜저, 북미에서 아발론과 직접적인 경쟁을 벌이는 지엠의 알페온 보다 500만원 정도 비싸다. 또, 도요타의 럭셔리 브랜드 렉서스에서 내비게이션과 가죽시트 등을 제외하며 출시한 ES300h 하이브리드의 4990만원과 비슷한 가격이어서 이른바 ‘판매간섭’도 우려된다.

이에 대해 한국도요타자동차의 김성근 상무는 “지금까지 렉서스를 판매해 본 경험에 따르면 전문직 종사자 등의 구입이 많았다”며 “도요타 아발론은 중소기업 CEO와 같은 또 다른 수요층이 있을 것으로 판단해 도입했다”고 밝혔다. 아발론이 경쟁력을 갖췄는지는 판매량이 말해 줄 테니 지켜볼 일. 상품성과 주행성능은 어떤지 직접 시승을 통해 확인했다.

▲ 캠리에서 이어지는 패밀리룩의 완성

아발론은 도요타의 최상급 세단답게 패밀리룩의 완성을 이뤘다. 앞범퍼에서 라디에이터그릴로 이어지는 라인에는 크롬을 덧대 디자인의 일관성을 추구했다. 범퍼 하단에는 육각형의 커다란 에어인테이크로 강렬한 모습을 담았다. 좌우 안개등에도 크롬을 사용했다.

헤드라이트는 세계 최초로 ‘더블 아이 스퀘어 라이팅’ 기술이 적용됐다. LED를 사용해 헤드라이트에서 이어지는 캐릭터 라인을 꾸몄다. 테일램프 역시 LED를 사용했고 알루미늄 다이 캐스트 리플렉터를 사용해 빛의 확산이 우수하다.


측면은 18인치 휠과 날렵한 쿠페형 디자인으로 공기역학을 고려한 흔적이 보인다. 신형 아발론의 공기저항계수는 0.276Cd로 소음 감소와 함께 연비의 향상 효과까지 보고 있다.

실내 디자인 역시 패밀리룩을 그대로 적용했다. 스티어링휠과 센터페시아 계기반은 한눈에 봐도 도요타의 핏줄을 이어간다. 커다란 원형 볼륨 버튼과 함께 각각의 기능은 큰 글씨로 표시했다. 눈이 어두운 중장년층도 큰 불편 없이 사용할 수 있다.

내비게이션은 한국 지형에 적합한 제품을 장착했다. 한국도요타자동차가 LG전자와 함께 개발한 제품이다. 센터페시아 가운데 위치했다. 하지만, 아래쪽에 위치했고 각도가 비스듬하게 누워있어 밝은 날 햇빛에 반사돼 시인성이 떨어지며 운전중에 눈을 내려 봐야해 편의성도 다소 떨어진다.


▲ 미국 시장에서 인정받은 성능, 국내는?

시승은 인천 영종도 하얏트 호텔을 떠나 송도까지 왕복하는 구간에서 이뤄졌다. 국내에 수입한 차는 3.5ℓ 가솔린 리미트 단일 모델이다. 파워트레인은 이미 캠리를 통해 익숙하게 접했던 그것. 엔진은  3456cc, 277마력이고 6단 자동변속기 역시 캠리에 적용한 것과 동일하다.

도요타는 지난해 북미에서 아발론을 출시하며 경량화에 큰 힘을 쏟았다고 발표했다. 3.5ℓ 엔진을 얹은 아발론의 공차 중량은 1620㎏으로 3.3ℓ 엔진의 그랜저와 3.5ℓ 르노삼성 SM7이 1640㎏인 것과 비교하면 가벼운 편이다.

공기저항계수가 낮고 공차중량도 줄었으니 연비가 좋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의외로 복합공인연비는 9.8㎞/ℓ로 4등급이다. 폭과 너비가 더 크고 무게도 더 나가는 3.3ℓ 그랜저HG의 복합연비가 10㎞/ℓ이니 큰 차이는 아니지만 경량화를 이룬 신차의 성능이 별다른 변별력을 갖지 못했다.


아발론은 대형 세단에 속한다. 그랜저, 알페온, K7, SM7 등과 비교된다. 이들 차종이 대부분 정숙성과 편안한 승차감을 내세웠던 것을 고려하면 아발론의 타깃 고객 역시 이 같은 항목이 중요할 것.

시승차에는 브릿지스톤 투란자 타이어가 장착됐다. 무난한 설정이다. 영종도에서 송도로 이어지는 고속도로에 들어서 속도를 높였다. 시속 100㎞/h에 이르자 노면소음이 조금씩 올라간다. 그다지 불편한 정도는 아니지만 정숙성을 강조한 세팅은 아니다. 최근 국산차에서 실내에도 이중접합유리를 사용해 정숙성을 강화하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고속으로 주행하는 동안 뒷좌석도 앉아봤다. 대부분 패밀리 세단으로 선택한다는 것을 고려하면 뒷좌석의 편의성도 매우 중요하다. 좌석 앞 송풍구에는 에어컨과 히터를 뒷좌석에서 별도로 조절하도록 버튼이 마련됐다. 단순하고 편리한 기능이다. 뒷좌석은 키 183cm의 성인 남성이 똑바로 앉았을 때 천정에 머리가 살짝 닿는다. 레그룸은 넉넉하다. 앞좌석 시트 뒷면을 깎아 다리 공간을 더 확보했다. 뒷좌석 중앙에 암레스트에는 컵홀더가 장착됐다. 뒷좌석은 폴딩되지 않아 아쉬움을 남긴다.

전반적으로 뒷좌석은 편안한 승차감을 갖췄지만 고속주행에서는 떨림과 소음이 드러났다. 천정에 실내등도 편리한 위치에 갖춰졌으며 타고 내리기 불편함이 없고 무난한 구성이다.

▲ 국산 대형세단과 대결, 가격이 부담

도요타 아발론은 수입차 브랜드가 소위 ‘그랜저 급’의 대형세단 시장을 공략한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도요타가 들여온 아발론은 다소 실망스럽다. 최근 미국에서 아발론 판매량의 20% 가까이 차지하는 하이브리드 모델을 빼놓았고 연비가 좋은 2.5ℓ 4기통 엔진 모델도 빠졌다. 풀옵션이라고 말하는 리미티드 모델 한 종류만 들어왔다. 연비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국내 소비자의 구매 취향과 정 반대의 결정이다.


풀옵션이지만 국산차와 비교해서는 그다지 특징적인 장점이 없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차선감지 시스템, 하이패스 등 최근 국산 고급차에 장착하기 시작한 옵션은 없었다.

가격은 5000만원에서 아주 조금 모자란다. 그랜저가 옵션을 모두 포함해도 4463만원이고 한국지엠의 알페온이 4164만원인 것을 고려하면 아발론의 가격 4940만원은 아쉽다. 나카바야시 히사오 한국도요타자동차 사장은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월간 30대 정도 판매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가격이 너무 비싼데다 렉서스와 판매 간섭도 고려한 듯 소극적인 판매 목표다. 과연 도요타는 아발론도 여타 차종처럼 할인 행사를 거듭할 것인지, 그랜저의 10배가 넘는 판매량을 기록한 미국의 인기가 우리나라에도 이어질지 궁금해진다.

이다일 기자 aut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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