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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오의디지털세상] 디지털세상의 왕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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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04-14 21:37:45 수정 : 2014-04-14 21:5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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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불링(Cyber Bullying)’은 인터넷상에서 특정인을 집단적으로 괴롭히는 것을 말한다. 예전에는 나쁜 내용의 이메일을 보내거나 홈페이지에 악성 댓글을 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었다. 지금은 문자메시지, 카카오톡, 라인 등 인터넷 대화 프로그램을 통해 상대방에게 불쾌감, 모욕감, 공포감을 느낄 수 있는 내용을 여러 사람이 한 명에게 반복적으로 보내는 형태로 발전했다. ‘사이버불링’의 가장 큰 특징은 보낸 사람을 알기 어렵고 광범위하게 빠른 속도로 확산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사진이나 동영상을 이용해 시각적으로 큰 충격을 줄 수 있는 내용을 보낼 수 있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약한 사람은 정신질환을 앓게 되거나 자살과 같은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도 있게 된다.

일본에는 ‘괴롭히다’는 의미를 가진 동사인 이지메루를 명사화해 만든 이지메란 말이 있다. 전 학급이나 집단에서 다수의 구성원이 약자인 한 대상을 정해 놓고 집중적으로 괴롭히고 소외시키는 행위로 약하고 힘없는 대상을 괴롭히는 명백한 이유가 없다. 이지메를 당한 학생들은 육체·정신적으로 깊은 상처를 입고 등교를 거부하거나 심지어 자살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에는 1990년대 들어서면서 집단따돌림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부상했다.

이경오 선문대 교수·컴퓨터공학
최근 서울시에서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사이버불링’도 스마트폰에 중독현상을 많이 보이는 학생들이 가해자가 되거나 피해자가 될 가능성이 훨씬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 경험은 일반 학생에 비해 3배, 가해 경험은 6배 정도 높다고 한다. 단순히 스마트폰을 많이 사용하는 것이 무엇이 문제일까 생각하지만 사이버 폭력의 가해자나 피해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특히 ‘사이버불링’은 새로운 형태의 학교폭력이 될 수 있어 별 뜻 없이 충동적으로 발생하기도 하지만 이런 일이 장기화되면 피해 학생의 상처가 매우 깊어질 수도 있다.

동물의 세계에서 능력이 부족하거나 병든 개체는 무리에서 도태된다. 부모가 늙고 능력이 없어지면 그 세계에서 왕따를 당하게 되고 결국 생존할 수 없게 된다. 지구상에서 오직 인간만이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고 병든 부모를 돌보는 유일한 종족이다. 청소년 심지어 초등학생 중에 그 무리에서 조금 부족하거나 다른 아이에 비해 특성이 다른 아이를 인정하지 못하고 왕따를 시키고 사이버불링을 하는 경우가 많아 현재 한국사회의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비록 나이가 어리다 하더라도 이는 동물 혹은 짐승과 같은 짓이 되는 것이다.

서울에 거주 중인 청소년 5명 중 1명이 스마트폰 중독현상을 보이고 있으며, 이런 학생일수록 학교와 가정 생활에 만족하지 못하고 학업성적이 낮았다. 스마트 기기는 우리를 여러 가지 면에서 편리하게 생활할 수 있게 해준다. 하지만 이런 기기는 인간의 의지와 주관을 가지고 사용해야 한다. 잘못하면 이러한 스마트 기기의 편리함과 재미에 몰입돼 인간이 아닌 짐승으로 변할 수도 있는 것이다. 어린 학생에 대한 적절한 교육과 계몽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 어른도 바르게 사용하는 모습을 생활 속에서 보여줘 사람다운 사람이 살아가는 정겨운 스마트 디지털 세상을 만들어 가야 할 것이다.

이경오 선문대 교수·컴퓨터공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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