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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원인 어디에 있나?…'변침+화물 쏠림' 가능성

입력 : 2014-04-17 17:12:57 수정 : 2014-04-17 17: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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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조선 전문가들은 지난 16일 전남 진도 해상에서 발생한 여객선 세월호의 침몰 원인으로 변침(變針, 선박이 진행하는 방향을 트는 것) 구간에서의 운항 미숙과 이로 인한 적재화물의 쏠림을 지목했다.

◇변침 왜 했나?…졸음운전 했을수도

사고를 수사중인 해경수사본부는 세월호가 뱃머리를 돌리다가 선박 내 적자한 화물이 한 쪽으로 쏠리면서 균형을 잃고 침수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쿵'하는 소리가 들렸다는 승객들의 진술로 미뤄 어느정도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일부 전문가들도 동의한다.

임긍수 목포해양대 해상운송시스템학과 교수는 "변침으로 인한 적재화물의 이동이 침수의 원인일 수 있다"면서 "특히 적재화물이 고정돼 있지 않았다면 물의 유입을 촉진시켰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무리하게 변침하게 된 원인으로는 졸음운전 가능성이 조심스레 점쳐진다.

천안함 인양업체인 알파잠수기술공사 이종인 대표는 "미처 발견하지 못한 암초를 피하려고 회두(回頭, 뱃머리를 돌려 진로를 바꿈)했을 수 있다"면서 "급격한 변침으로 결박 화물이 이탈하면서 통제가 힘들 정도로 기울어졌을 것이고, 물이 배 안에 차면서 교타장치에 고장이 나 배가 회전했을 수 있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이어 "암초를 감지 못한 이유는 여럿 되 졸음운전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 승무원의 대응도 미흡했던 것 같다"는 의문을 제기했다.

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16일 사고 후 헬기와 함정이 도착한 오전 9시30분께 선박의 기울기는 50~60도 정도였다.

고명석 해경 장비기술국장은 17일 오전 9시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가진 긴급 브리핑에서 "배가 50~60도로 기울어지면 사람이 느끼는 것은 굉장히 크다. 물건이 쏟아져 내리고 승객도 한쪽으로 쌓이는 정도다"라고 전했다.

◇권고항로 무시했나?

세월호는 사고 초기부터 항로를 이탈해 운행했다는 추측이 나왔다. 배가 좌초되기 전까지 지그재그로 운항했다는 구조자의 진술이 이어진 탓이다.

해양경찰청은 해양교통관제센터(VTS) 데이터를 근거로 세월호가 '권고 항로'를 벗어나 운항한 것으로 보고 있다.

고명석 해양경찰청 장비기술국장은 17일 오전 9시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가진 긴급 브리핑에서 "해수부에서 권고하는 항로와 약간 다른 경로로 간 것으로 파악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불법 항로로 갔거나 (정해진) 항로를 이탈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세월호는 평상시에 이용하던 항로를 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는 세월호가 평시 여객선이 통상 이용하는 항로와는 다른 항로를 이용해왔다는 얘기로 해석 가능한 대목이다. 예고된 인재(人災)인 셈이다.

◇암초 걸렸나?…선체 결함 가능성도

침몰 인근 해역은 수심이 낮은 '암반지대'인데다 바닷물의 흐름이 빠른 곳이여서 암초에 부딪혔을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면 충돌 과정에서 파공(구멍)이 생겨 물이 유입되고, 수압으로 파공 크기가 커져 빠르게 침몰했을 수 있다.

김영모 한국해양수산연수원 교수는 "암초 등 외부 충격에 의해 선체에 파공이 생겨 침수됐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선체를 인양해 좌초 흔적이 없다는 것이 확인된 후에라야 적재화물의 이동을 후순위로 지목해볼 수 있다"고 전했다.

백점기 부산대 선박해양플랜트기술연구원장도 "침수가 일어나 배가 기울어지면 전복돼 버려서 원래의 상태로 돌아오고자 하는 배의 '복원 성능'이 떨어지게 되는데, 이는 파공에 의해 주로 일어난다"면서 "파공이 생긴 이유로는 좌초와 충돌, 폭발, 부식 등 4가지가 있지만 현재로서는 좌초일 확률이 가장 높다"고 말했다.

백 원장은 이어 "침몰 해역의 수심이 깊고 암초가 500m 이상 떨어져있다고 해서 좌초가 아니라고 단정지을 수 없다"면서 "암초가 떠밀려 왔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선체 자체의 결함을 의심하는 전문가도 있었다.

문일주 제주대 해양산업경찰학과 교수는 "사고 해역은 우리나라에서 손꼽힐 만큼 조류가 센 곳인데다 '쿵'하는 소리가 엔진 등의 결함에 의한 폭발음일 수 있다"면서 "폭발로 인해 선체가 손상돼 순식간에 물이 찼을 것이다"고 추측했다.

◇승무원의 대처 미숙에 늑장 구조 탓?

생존자들은 "선내방송에서 대피하지 말고 현 위치에서 기다리라고 한 것이 탈출 기회를 막아 인명피해를 키운 것 같다"고 입을 모은다. 선실 밖으로 나오려는 승객을 막아 초기 대처가 늦어졌단 것이다.

교대선장 이모(69)씨가 운항한 것을 두고도 말이 많다. 여객선 조작에 미숙했을 수 있단 얘기다.

그러나 인천항만청 관계자는 "이 선장은 '대타' 선장이 아니라 30여년 경력의 베테랑으로, 세월호 전에 오하나마호를 오랫동안 운항해왔어서 여객선 조작에 미숙함을 없었을 것"이라면서 일축했다.

관계당국의 늑장 대응을 질책하는 목소리도 있다.

목포 해양경찰청 상황실로 최초 사고가 접수된 것은 지난 16일 오전 8시58분. 그러나 해경이 구조본부를 가동한 것은 이로부터 12분 뒤인 오전 9시10분께로 파악됐다.

해상은 육상과 달리 1분1초의 촌각을 다툰다.

게다가 조난신고 접수 50분 뒤인 오전 9시40분께야 승선 인원이 많은 것을 감안해 해양선박사고 위기 대응 매뉴얼의 가장 높은 단계인 '심각' 경보를 바로 발령했다.

이에 따라 해경은 물론 군·관·민까지 가용인력과 장비가 총출동해 사고해역에서 구조 수색작업에 벌이기 시작했다.

이은방 한국해양대 해양경찰학과장은 "현재 해양사고의 예방·대응·복구에 관한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 특히 실제 사고 상황에 대한 시뮬레이션 훈련 과정이 없다"면서 "사고 예방에서 벗어나 현장에서 적용 가능한 프로그램 마련이 시급히 마련하다"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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