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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신성인' 참스승 父 "아들 뜻 기려 조의금 사양"

입력 : 2014-04-18 15:09:17 수정 : 2014-04-18 15: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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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하는 아들을 보내는 마지막 길에 누구에게도 부담드리고 싶지 않습니다."

경기 안산단원고등학교 2학년6반 담임 교사 故 남윤철(35)씨의 아버지는 안산제일장례식장에 차려진 아들의 빈소에 '조의금을 정중히 사양하겠습니다'라는 안내장을 붙였다.

아들의 마지막 길에 누구에게도 부담 드리지 않고 마음만 받겠다는게 아버지의 뜻이다.

아들이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길을 떠났다는게 믿어지지 않지만, 평소 제자들만 생각했고 마지막까지 제자들을 구하려다 변을 당한 아들을 생각하며 이렇게 결정했다.

아들은 16일 사고 당시 침몰하는 배 안에서 마지막까지 난간에 매달려 학생들을 대피시켰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버지는 이런 아들에게 누가 되지 않게, 또 끝까지 지켜내지 못한 제자들에게 아들을 대신해 한없이 미안해 했다.

아버지는 "아직도 생사를 모르는 제자들이 많은데 먼저 와 이렇게 빈소를 차린 것도 미안할 따름"이라며 눈물을 훔쳤다.

사고 발생 사흘째 희생자 수가 점차 늘면서 안산시청과 학교, 교육청 등 관계 당국이 희생자들의 합동 분향소 논의를 본격화한 가운데 아버지는 여기에도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고인은 아버지 뜻에 따라 20일 장례절차를 마무리 짓는다.

아버지는 "합동 분향소는 제자들의 몫"이라며 "다른 숨진 교사 유족과도 논의하겠지만 지금 생각은 그렇다"고 말했다.

고인의 빈소를 찾은 제자 김모(16)군은 "선생님이 우리들을 밖으로 내보낸 뒤 탈출하려는 순간 물에 휩쓸려 떠내려갔다"며 "선생님 덕분에 살았는데, 너무나 가슴 아프다"고 눈물을 흘렸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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