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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로 신생아 환자 살린다' 전북대 김진규 교수

입력 : 2014-04-20 10:58:00 수정 : 2014-04-20 10: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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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통해 '신생아 응급환자 병원이송 시스템' 구축
산부인과 의사 50여명 참여…"병원 이송 시간 단축"
"신생아 응급 환자를 받아 줄 병원을 찾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는 보호자와 산부인과 의사들을 보고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모임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전북대학교병원 김진규 소아청소년과 교수가 전북 지역 신생아 환자 전원(병원 간 이송) 시스템 모임인 '전북대 NICU'를 만들어 신생아 응급환자와 미숙아의 생명을 구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김 교수는 지난해 8월 '전북대 NICU'를 만들었다.

'전북대 신생아 집중 치료실(NICU)'이라는 뜻의 이 SNS 모임은 전북 지역 산부인과 개원의 5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그가 이 모임을 만들게 된 계기는 병원에서 환자들을 돌보면서 마주한 참담한 현실 때문이었다.

그는 "전북지역에는 신생아 응급환자를 치료할 만한 시설이 부족하다. 출산하다가 응급 환자가 발생하면 환자를 받아 줄 병원을 찾아 서울, 광주, 대전 심지어 부산까지 찾아가는 경우가 있다"면서 "치료해 줄 병원을 찾다가 신생아가 사망하는 일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병원에서도 다른 여러 곳을 전전하다가 온 환자가 많다"면서 "도내에 있는 산부인과 병원들이 병원 정보를 공유한다면 이런 폐해를 줄일 수 있겠다는 생각에 SNS 모임을 만들었다"고 모임을 만들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사실 신생아 응급 환자는 병원에서도 치료가 어려워 꺼리는 경우가 많다. 실제 병원을 찾아 헤매다 신생아가 숨지는 사례도 종종 일어난다.

김 교수는 입원 환자 수, 남은 병상 수, 사용 가능한 인공호흡기 수 등 병원정보를 공유하면 이런 문제점을 줄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와 전북대 소아청소년과 의료진은 '전북대 NICU'에 매일 오전과 오후 병원정보를 공개하고 있다.

그는 "산부인과 의사들이 응급환자가 발생하면 '전북대 NICU'를 보고 신속하게 병원으로 이송할 수 있도록 매일 병원정보를 업데이트 하고 있다"면서 "번거로운 일이지만 작은 노력으로 생명을 살릴 수 있기 때문에 꾸준히 운영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김 교수의 SNS 모임 덕분에 생명을 건진 신생아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실제 기계를 이용한 흡입 분만 중 머리에 출혈이 발생해 '모상건막하출혈' 증상을 보인 신생아 6명이 모두 목숨을 건졌다.

'모상건막하출혈'은 사망률이 25% 이상 일 정도로 응급 처치 시간에 따라 생명이 좌지우지돼 신속한 병원 이송이 중요하다.

이 모임의 또 다른 좋은 점은 신생아의 상태를 궁금해하는 산모들에게 환자 정보를 전달해 주는 것이다.

김 교수는 이송된 신생아의 상태를 '전북대 NICU'에 업데이트 해 환자를 이송한 병원 의료진에게 알려준다.

이를 통해 아기와 떨어져 지낼 수밖에 없는 산모들은 조금이나마 걱정을 덜 수 있다.

그는 "아기가 병원을 옮긴 뒤에도 산모는 출산했던 병원에 남아 있어야 한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대형병원에 전화를 걸어 아이의 상태를 매번 확인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SNS 모임에 아기의 상태를 올려 주면 보호자들의 불안감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런 전원시스템이 전국적으로 확산해 더 많은 아이의 생명을 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는 "지금은 전북 지역에 한정해 이런 시스템을 구축했지만, 정부에서 나서서 전국적으로 전원시스템을 갖춘다면 더 많은 환자의 생명을 구할 수 있을 것이다"면서 "우리 SNS 모임이 이런 시스템을 갖추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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