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특별수석비서관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법과 규정을 어기고 매뉴얼을 무시해 사고원인을 제공한 사람들, 침몰 과정에서 해야 할 의무를 위반한 사람들, 책임을 방기했거나 불법을 묵인한 사람 등 단계별로 책임있는 모든 사람들에 대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민형사상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못박았다.
사고 발생 이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사고 현황 발표 혼선, 미흡한 구조·수색 활동 등 위기대응체제에 혼선을 빚은 데 따른 문책 의사를 밝힌 것이어서 부분개각 가능성이 점쳐진다.
박 대통령은 “헌신적으로 근무하는 공무원까지 불신하게 하는, 자리보전을 위해 눈치만 보는 공무원은 이 정부에서 반드시 퇴출시킬 것”이라며 “저는 반드시 단계별로 철저히 규명해 무책임과 부조리, 잘못된 부분에 대해 강력히 책임을 묻겠다”고 공무원의 무사안일을 질타했다.
이와 관련해 전날 세월호 침몰사고 현장에서 사진촬영을 하는 부적절한 행동으로 직위해제된 송영철(54) 안전행정부 국장이 이날 전격 해임됐다. 청와대 민경욱 대변인은 “일벌백계 차원에서 사표를 즉각 수리해 해임조치했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승객에 앞서 탈출했던 세월호 선장과 선원들에 대해 “상식적으로 도저히 납득할 수 없고 용납할 수 없는 살인과도 같은 행위”라고 규정해 분노를 표했다. 그러면서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이번 사고에 대해 엄정히 수사를 진행해 국민이 의혹을 가진 부분에 대해 한점 의혹이 없도록 철저히, 신속하게 밝혀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박 대통령은 “위기 시 현장과 부처 간 협업과 통일된 대응이 이뤄질 수 있도록 더욱 강력한 재난대응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며 “안행부 장관은 자연재해, 대형화재, 비행기사고, 해상·교통사고 등 과거 전형적인 대형사고를 철저히 분석해 대책반 구성과 현장 구조, 사고 수습, 언론 대책을 포함한 유형별 대책을 다시 만들라”고 지시했다. 현장 대책본부가 사고수습에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할 것도 당부했다.
남상훈 기자 nsh2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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