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3%대 금리 ‘수두룩’
최근 한국경제의 밑그림을 그리는 금융권 리더들이 ‘저축은행 사랑’을 실천한 것으로 드러나며 화제를 모았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인사청문회 때 7개 저축은행에 3억5530만원을 분산 예치한 것으로 밝혀졌다. 자신과 배우자 이름의 8개 통장에 4441만원씩 넣었다. 이 총재는 2009년부터 2012년까지 한은 부총재로서 저축은행 영업정지를 의결했던 금융위원으로 참여했지만 일련의 사태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예금보험공사에서 보장하는 한도는 5000만원이다.
앞서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도 ‘저축은행 애용자’로 알려졌다. 그는 보유한 예금 4억5953만원의 66%인 3억500만원을 7개 저축은행에 약 4500만원씩 예치했다. 조 수석의 부인도 8곳의 저축은행에 4억원 이상의 돈을 맡겼다.
저축은행이 ‘알 만한 사람’의 사랑을 받는 건 저금리 기조에도 3%대 금리를 주는 곳이 많은 데다 지난 구조조정 사태 이후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22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93개 저축은행의 평균 정기예금(1년) 금리는 2.82%, 정기적금(1년)은 3.58%다. 17개 시중은행의 평균 금리인 정기예금(1년, 38개 상품) 금리는 2.55%, 정기적금(1년, 31개 상품) 3.04%보다 높다. 사실상 3%대 예금 금리가 사라졌다고 하지만 SBI3저축은행은 정기예금(1년)에 3.0%, 정기적금(1년)에 4.2% 이자를 주고 있다. 조흥저축은행은 3.16%와 3.50% 금리를, 청주저축은행이 3.0%와 4.0% 금리를, 한성저축은행이 3.0%와 3.70% 금리를 준다.
저축은행이 파산하더라도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5000만원까지 예금보험공사로부터 지급을 보장받는다. 이 때문에 5000만원 미만 고객이 대다수지만 올 들어 5000만원 초과 예금자가 늘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 1월 한 달 동안 5000만원 초과 예금자가 226명 늘어 2만57명을 기록했다.
저금리 기조로 3%대 금리가 사라졌다고는 하지만 저축은행 상품과 시중은행의 전략 상품을 공략하면 여전히 이자 혜택을 누릴 수 있다. |
일부 상품의 우대 금리를 쏠쏠히 챙기면 시중은행의 3%대 금리도 가능해진다. 대부분 적금 상품이지만 각 은행에서 전략적으로 내놓은 대표 주자를 공략하면 웃돈 챙기는 재미를 맛볼 수 있다.
외환은행의 ‘힘내라! 대한민국 정기적금’은 월 1만∼100만원을 넣을 수 있으며 2년제에 3.50%, 3년제에 3.65% 금리를 지급한다. 자동이체 횟수와 만기 해지 등 조건을 충족하면 연 0.3%포인트 우대금리가 붙는다. 시중은행 적금 중에 금리 수준이 가장 기특하다. KB국민은행의 ‘직장인 우대적금’은 월 1만∼300만원을 넣을 수 있는 정액적립식 적금으로 1년제 이율은 연 2.7%, 2년제 연 3.0%, 3년제 연 3.3%로, 급여이체와 제휴통신사(KT) 쿠폰 등을 통해 최고 연 0.5%포인트 우대 금리가 붙는다.
NH농협은행 ‘더나은 미래 적금’(1년)은 기본 금리가 2.65%로 낮은 편이지만 우대 금리를 끌어모으면 3.95%까지 가능해진다. 최초 납입금이 50만원 이상이면 0.1%포인트, 납입 누계액이 1000만원 이상일 때 0.1%포인트, 농협은행 최초 거래고객에게 0.2%포인트, NH카드·펀드·증권 거래 실적에 따라 최고 0.9%포인트 우대 금리를 준다.
브라질 문화 홍보에 나선 하나은행은 최근 ‘Let’s Go 브라질 오! 필승 코리아 적금 2014’를 출시했다. 기본 금리가 연 3.5%(3년제)로 상당히 높으며 한국 국가대표팀의 성적에 따라 우대 금리가 붙는다. 16강에 연 0.1%포인트, 8강 연 0.2%포인트, 4강 연 0.3%포인트 금리를 준다. 기본 3.5%에 최고 0.3%포인트가 덧붙어 3.8%까지 가능해진다.
기업은행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이용자들이 손쉽게 우대 금리를 얻을 수 있는 ‘IBK흔들어적금’을 판매하고 있다. ‘IBK흔들어적금’ 앱을 설치한 뒤 자동이체 날짜, 월 납입액 등이 같은 사람들이 그룹을 만든 뒤 멤버를 늘리면 10명 이상일 때 0.1%포인트, 20명 이상 0.3%포인트, 30명 이상 0.6%포인트 금리를 추가해준다. 3회 이상 납입 시 0.2%포인트 덧붙는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