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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원고 정상화 앞두고 '조금씩 회복중'

입력 : 2014-04-23 16:03:38 수정 : 2014-04-23 16:0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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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낮이 지나고 어두워져 밤이 되어가요. 나는 아직도 당신이 왜 떠난 건지 궁금해요(As days go by and fade to night I still question why you left)'

여객선 침몰사고 8일째인 23일 오후. 지난 주 수학여행을 떠났다가 여객선 '세월호' 침몰로 참사를 당한 단원고 2학년 교실이 모여있는 학교 건물 3층에 팝송 한 곡이 흘렀다.

복도 끝 청소도구함 위에는 휴대전화가 연결된 스피커와 국화 두 송이가 놓여있었고 '돌아올거라 믿습니다. 1기 선배 ○○○'라는 메모와 미국 가수 존 레전드의 섬데이(Someday) 노랫말이 적혀 있었다.

후배들의 무사귀환을 기원하는 선배의 간절함이 노래에 녹아들어 2학년 교실 구석구석을 맴돌았다.

이제는 자물쇠로 굳게 닫혀버린 교실. 닿을 수 없는 교실 안쪽은 마치 지금으로서는 속시원히 들어가보지 못하는 침몰해버린 배 세월호와도 같았다.

교실 창문에는 '돌아와 달라', '기다리고 있을게', 조금만 더 힘내'라는 친구, 선후배들의 메모와 물, 빵, 초콜릿과 같은 간식이 붙어 있었다.

창문 너머로 보이는 학생들의 책상 위에는 누군가 놓고 간 하얀 국화꽃 한 다발과 편지가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교실은 긴 침묵 속에서도 학생들을 말없이 기다리는 듯했다.

학교 한쪽에서는 24일 재개하기로 한 수업을 앞두고 학교 정상화 작업이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계속됐다.

구조된 학생과 수학여행에 참가하지 않은 2학년 80여명은 4개 반으로 나뉘어 수업에 참여하게 된다.
담임교사는 외부 또는 내부교원으로 재배정할 계획이다. 구조된 후 현재 치료를 받는 교사 2명은 병가 등의 이유로 곧바로 학교에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학교측은 건물 곳곳에 남아있는 메모와 편지, 국화꽃 등은 모두 한곳에 모아 보관하기로 했다.

또 교실에 남아있는 유품은 향후 유족이 원하면 상자에 담아갈 수 있도록 준비했다.

이밖에 1, 3학년 학생들과 교사들의 심리치료를 위해 학생정신건강지원센터(센터장 정은선 경북대 소아정신의학과 교수) 소속 정신과 전문의 50여명이 항시 대기, 수시로 1:1 상담치료를 하고 있다.

학생정신건강지원센터 홍현주 한림대 성심병원 소아청소년정신의학과 교수는 "지금 학생과 교사들은 누군가를 떠나보내야 하는 상실과 충격적인 사고라는 두가지 충격을 겪고 있다"며 "원활한 수업이 가능하도록 충격에서 회복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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