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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피부색깔=꿀색' 융 감독 "해외입양, 이제 없어져야"

입력 : 2014-04-29 17:11:08 수정 : 2014-05-02 16:0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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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나를 이방인으로 만든 나라. 하지만 결국 사랑하게 됐다.”

한국계 벨기에 입양아 전정식(융) 감독이 자신이 연출한 하이브리드 애니메이션 영화 ‘피부색깔=꿀색’을 소개하기 위해 고국을 찾았다.

전 감독은 29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시네마 에비뉴엘에서 열린 ‘피부색깔=꿀색’ 언론시사회에서 “한국은 저를 버린 나라이지만 시간이 갈수록 제 뿌리라는 걸 깨달았고 사랑하게 됐다”고 말했다.

‘피부색깔=꿀색’은 3~4살 어린 나이에 한국 고아원을 떠나 벨기에 가정에 입양된 전 감독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다. 피부색이 다른 가정에 입양돼 한국에서 받은 상처와 이방인이라는 의식으로 인해 스스로 끊임없이 생채기를 내지만 결국 자신의 뿌리와 현실의 가족을 받아들이게 되는 성장담을 담담하면서도 따스한 시선으로 풀어내고 있다.

전 감독은 이날 간담회에서 “입양아들을 희생자로 그리고 싶지는 않았다”면서 “생물학적 어머니, 저를 길러준 어머니 두 분에 대한 오마주, 두 가지 의미를 담았다. 이는 유럽문화와 한국인으로서 제 자아를 연결시키는 의미를 담고 있기도 하다”고 영화에 대해 설명했다.

이에 더해 그는 “한국의 해외 입양은 여기서 끝내야 한다. 일반 시민은 힘이 없기 때문에 정부가 나서야 한다”면서 “이 영화를 통해 한국사회가 심판 당하고 죄책감을 느끼길 원치 않는다. 그저 우리 모두가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잘 알고 받아들여서 다시는 해외입양이 일어나지 않게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에서 인종차별을 당하지는 않았다”면서 “벨기에에 있는 저의 모든 가족이 이 영화를 봤고, 감동을 느꼈다고 했다. 저를 길러주신 어머니는 영화가 끝나고 ‘고맙다’ 단 한 마디를 하셨다”고 제2의 가족이 영화를 본 소감을 전했다.

하지만 그는 “한국에 입양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이유는 한국전쟁 이후 극심한 가난을 겪어야 했고, 미혼모를 터부시하는 한국 특유의 문화 때문이란 걸 알았다. 프랑스의 경우에도 처음엔 그러했지만 지금은 많이 달라졌다. 한국도 달라질 거라 믿는다”면서 “입양아들은 한국에서도, 유럽 등 제2의 고향에서도 이방인이란 생각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이제는 이런 것(입양)들을 근절했으면 한다”고 어조를 높였다.

또한 그는 “2010년 부천 애니메이션영화제 때문에 한국을 첫 방문했고, 이후 매번 방문할 때마다 신기하게도 내 집을 찾는 기분이 들었다. 이런 것들이 제 뿌리를 되찾는 과정처럼 느껴졌다”고 한국을 고국으로 받아들이고 사랑하게 된 과정을 설명했다.

‘피부색깔=꿀색’은 ‘제5회 제노바 신(新) 유럽영화제’ 심사위원상, ‘제16회 벤쿠버 R2R 청소년 영화제’ 청소년·성인 심사위원 선정 작품상, ‘제17회 일본미디어아츠페스티벌’ 애니메이션 부문 대상, ‘제23회 자그레브 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 대상과 관객상 등 전 세계 80개 애니메이션·청소년 영화제에서 23개의 상을 수상하며 언론과 평단의 극찬을 이끌어낸 화제작이다.

오는 5월8일 국내 개봉되며, 같은 달 10일 미국 뉴욕 UN본부에서도 상영회를 가질 예정이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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