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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종택의新온고지신] 기욕립이립인(己慾立而立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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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07-18 22:24:12 수정 : 2014-07-18 22:2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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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육강식. 약한 자는 고깃덩어리가 되고, 강한 자는 그것을 먹어치우는 존재가 된다. 동물의 세계가 그렇다. 인간 세계도 마찬가지다. 힘있는 국가의 포식(飽食)과 허약한 나라의 절망이 뒷받침하고 있다. 인간의 동물성이다.

공자의 제자 자로는 ‘강함’에 대해 물었다. 공자의 답변은 이렇다. “너그러움과 부드러움으로 가르치고, 예의 없는 행동에도 보복을 하지 않는 것이 남방의 강함이다. 군자는 이러한 강함으로 처신한다(寬柔以敎 不報無道 南方之强也 君子居之).”

진정한 강함이란 부러뜨리는 게 아니라, 약해 보여도 소멸되지 않는 생명력으로 관대함을 보이는 것이라는 가르침이다. 그래서 ‘중용(中庸)’은 이렇게 일러주고 있다. “극단이 아닌 중용의 위치에 서서 흔들리지 않는다. 이 얼마나 강하고 굳센 것인가(中立而不倚 强哉矯)!”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교전으로 사상자가 크게 늘고 있다. 양측 충돌로 나온 사망자는 대부분 팔레스타인인으로 장애인과 여성, 청소년 등이라고 한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등 이슬람 저항운동 단체에 국제인권법을 존중하고 휴전 합의를 원상 회복하라고 촉구했다. 힘있는 쪽인 이스라엘의 자제와 화해를 위한 관용이 요청된다. 역사적으로도 그렇다. 이스라엘은 2000여년 전 자신들이 살았다는 오래된 연고를 들어, 2차 세계대전 이후 팔레스타인 지역에 이스라엘 국가를 수립하면서 이 지역에서 유대인과 아랍인 간 갈등이 시작됐음을 직시해야 한다.

이스라엘은 입장 바꿔 생각하는 역지사지(易地思之) 자세를 보여야 한다. 자신들도 고대 로마제국과 히틀러로 대표되는 나치 독일 등으로부터 얼마나 큰 고통과 희생을 치렀는지 되돌아보고, 약자 팔레스타인을 이해하고 베풀어야 한다.

물론 팔레스타인도 자제해야 한다. 그래야만 중동에 평화가 오고 이스라엘도 존경받을 수 있을 것이다. ‘논어’는 이렇게 깨우치고 있다. “내가 제대로 서려면 남을 먼저 세운다(己慾立而立人).”

황종택 녹명문화연구소장

己慾立而立人 : ‘내가 제대로 서려면 남을 먼저 세운다’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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