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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 쫓아다녔다니… 못믿겠다” 황당한 세월호 유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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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07-22 20:08:38 수정 : 2014-07-23 00: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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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기관·비호세력 원망 담겨
대부분 “못믿겠다” “유병언 맞나”
진도 팽목항과 안산시내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의 반응은 한마디로 “황당하다”였다. 또는 “믿을 수 없다”고도 했다. 혈육을 찾지 못한 실종자 가족들이 머물고 있는 전남 진도 실내체육관에서의 반응이다. 체육관 안팎 곳곳에서 유병언 회장 관련 뉴스가 흘러나왔지만 눈에 띌 만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체육관 안의 2개 대형 스크린은 뉴스와 세월호 수색작업 현장 화면이 각각 차지했다.

소식은 계속 들려왔지만 가족들은 시큰둥했다. 일부 유가족은 유 회장 뉴스를 애써 외면했다. 심지어 통신 지원 차량에 설치된 수상기로 메이저리그 류현진 등판 경기를 시청하기도 했다. 일부 실종자 가족은 뉴스를 지켜보며 “유병언 맞아?”라고 되묻기도 했다.

이 같은 무관심은 유 회장을 비호하는 세력이나 수사 기관에 대한 원망·불신에서 나온 것으로 보였다. 한 실종자 가족은 “변사체가 유 회장이 머물렀다는 별장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발견됐다는데 어차피 안 잡으려고 했던 것 아니었느냐”고 했다. 또 다른 실종자 가족은 “오전 5시가 돼서야 소식을 들었다”며 “유 회장을 산 채로 잡았으면 감옥 갈 사람들이 더 많아졌을 텐테…”라고 말끝을 흐렸다.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기 위해 광화문 앞에서 9일째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 세월호 가족대책위원회 김병권 대표는 “단식을 하던 중 오전 7시쯤 소식을 들었다”며 “한마디로 황당하다”고 했다. 김 대표는 “40일간 잡느니 못 잡느니 온갖 언론 플레이를 해놓고 이제 와서 시체를 발견했다고 하면 믿을 수 있겠느냐”며 “미리 잡아놨다가 그렇게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 자살인지 타살인지 등 여러 가지를 정확히 확인해 보아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국회에서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 가족대책위 전명선(43) 부대변인은 “유병언씨가 백골로 발견됐다는 자체가 말이 안 된다”면서 “검경의 무능함을 또다시 보여주는 결정적 사안”이라고 분노했다.

그는 “그동안 검경이 ‘수많은 인원을 동원해 대대적이고도 철저한 수색을 한다’고 했는데 결국 이는 보여주기식 행사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유씨 죽음은 그동안 떠돌던 세모 또는 오대양과 이어진 유씨의 비자금 의혹 등 각종 의혹을 증폭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는 만큼 자살인지 타살인지 철저히 가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 “유 회장이 죽었다는 것을 전제로 희생자 가족들이 원하는 세월호 진상 규명에 대한 범정부적 대응이 희석될 경우 전 국민적 저항을 불러오게 될 것”이라며 “하루빨리 특별법 제정에 매진해 달라”고 주문했다.

김모씨는 “믿기 어려운 점이 많아 단정해서 말하기 어렵다”면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에 장애가 발생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세월호 침몰 참사 발생 100일을 앞두고 이런 소식이 들려 난감하다”며 “유병언이 검거됐다면 이번 세월호 사건과 관련해 비리로 엮인 정치인과 공무원들을 밝힐 수 있었을 텐데 아쉽다”고 말했다.

유가족들은 유 회장 변사체가 발견 및 확인되는 과정에 의혹도 제기했다. 이들은 “유병언이 죽으면 반사이익을 보는 정치인들이나 공무원들이 있을 것”이라고 억울해했다.

또 “유병언의 그동안의 행태로 볼 때 자살까지 하겠나”며 “직접 순천으로 가서 확인해 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일부 유족은 “사인이 자살인지 타살인지 원인을 정확히 조사해야 하며 그의 죽음으로 세월호 참사가 마무리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안산·진도=김영석·한승하 기자 hsh6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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