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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왕설래] 바이러스의 역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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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07-31 23:51:09 수정 : 2014-07-31 23:5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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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은 2009년 신종플루 공포에 떨었다. 신종플루는 멕시코에서 생겨나 전 세계로 빠르게 퍼지면서 사망자가 속출했다. 당시 필자가 연수 중이던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에도 비상이 걸렸다. 추운 겨울날 아침 백신을 맞기 위해 가족과 함께 보건소 앞에 줄서 기다리던 기억이 생생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그해 신종플루로 1만8000여명이 숨졌다고 집계했지만 그로 인한 사망자가 20만명이 넘는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신종플루는 A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변이돼 발생하는 질환이다.

바이러스는 독(毒)이라는 뜻의 라틴어 비루스(virus)에서 유래했다. 전자현미경으로 볼 수 있는 작은 생명체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이러스는 5000종이 넘는다. 바이러스는 가장 흔하게 접하는 감기를 비롯해 에이즈, 인플루엔자 등 각종 전염병을 일으킨다.

인류의 현대사는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와의 전쟁사라고 할 수 있다. 신종 바이러스가 출현하면 인간은 백신을 개발해 대응했다. 이 싸움에서는 늘 바이러스가 한 수 위였다. 인류는 변종으로 모습을 바꾸는 영리한 바이러스를 당해낼 재간이 없었다. 지구상의 어느 유기체보다 빠른 속도로 진화하는 바이러스와의 싸움에서 번번이 패했다.

바이러스 전문가 네이선 울프는 변종 바이러스의 대공습에 따른 팬데믹(Pandemic) 가능성을 경고한다. 전염병이 세계적으로 유행해 패닉 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팬데믹의 대표적 사례는 1918∼1919년 발생한 스페인 독감이다. 1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당시 전쟁으로 숨진 사람은 850만명이었지만 이 독감 바이러스로 희생된 이는 5000만명이나 됐다. 그 가공할 위력은 짐작하고도 남을 만하다. 1년 만에 세계 인구의 5분의 1이 감염됐음에도 스페인 독감의 정체가 정확하게 밝혀진 건 80여년이 지난 2005년이었다. 치료제는 아직도 개발되지 않았다.

에볼라 바이러스가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서아프리카를 넘어 아시아와 유럽으로 번지는 모양이다. 우리 정부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1976년 에볼라강이 흐르는 아프리카 자이레 북부 붐바 지역에서 처음 발견돼 ‘에볼라’란 이름이 붙여졌다. 감염되면 치사율이 최고 90%에 이른다고 한다. 아직 치료제나 백신도 없다. 울프의 경고처럼 팬데믹이 다시 오는 건 아닌지 걱정이 앞선다.

원재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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