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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한편에 배어있는 이순신의 충혼과 효심

입력 : 2014-08-30 00:44:42 수정 : 2014-08-30 00:4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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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 지음/이은상 옮김/지식공작소/1만5920원
난중일기/이순신 지음/이은상 옮김/지식공작소/1만5920원


“흰 머리털 여남은 오라기를 뽑았다. 흰 머리털인들 무엇이 어떠하랴마는 다만 위로 늙으신 어머님이 계시기 때문이었다.”(계사년 유월 열이틀)

“혼자 수루에 의지했다. 나라 정세가 아침 이슬같이 위태로운데 안으로는 정책을 결정할 만한 기둥 같은 인재가 없고 밖으로는 나라를 바로잡을 만한 주춧돌 같은 인물이 없음을 생각해보니 사직이 장차 어떻게 될지 몰라 마음이 산란했다. 종일토록 누웠다 앉았다 했다.”(을미년 칠월 초하루)

흰머리를 뽑으며 어머니를 생각했던 효자, 인재 부족을 걱정하며 종일 안절부절했던 충신. 난중일기에 담긴 이순신 장군의 모습이다. 수많은 영화, 드라마, 책이 이순신에 대한 나름의 해석과 설명을 제시하지만, 그것이 아무리 훌륭하다 한들 이순신이 직접 쓴 일기에 당할 리는 없다. 진정한 이순신을 알고 싶다면 난중일기를 읽어야 한다.

책은 이은상이 1960년대에 옮긴 ‘난중일기’를 저본으로 했다. 당시 이은상은 이순신의 친필 초고본을 바탕으로 ‘이충무공전서’에 있는 내용을 보충해 한글로 옮기고 주석을 달았다. 이은상의 작업은 난중일기 국역본의 원조 격이 됐다. 이번에 나온 책은 이은상의 번역본에 충실했다.

지금의 관점에서 문장과 표현이 어색해도 맞춤법에 어긋나지 않는 한 그대로 뒀다. 명백한 오류 혹은 오기만 수정했다. 친필 초고의 느낌을 살려 내려쓰기 편집을 한 것이 눈에 띈다.

책으로 돌아가 이순신이 직접 전하는 명량해전을 만나보자.

“…바다로 나가니 적선 백삼십여 척이 우리 배를 에워쌌다…나는 조용히 타이르되, ‘적선이 비록 많다 해도 우리 배를 바로 침범치 못할 것이니 조금도 마음을 동하지 말고 다시 힘을 다해서 적을 쏘아라.’ …현자 대포를 쏘니 그 소리가 산천을 뒤흔들었고, 화살을 빗발처럼 쏘아 적선 서른 한 척을 깨뜨리자 적선이 퇴각하고 다시는 우리 수군에 가까이 오지 못하였다. …이번 일은 참으로 천행이었다.”(정유년 구월 열엿새)

강구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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