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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뱃값 인상 논란] 골초들 담배 얼마나 끊을까

입력 : 2014-09-11 19:08:49 수정 : 2014-09-11 21:3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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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흡연율 8%P 낮아질 거라는데… ‘반짝효과’ 반론도
정부가 ‘흡연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담뱃값 인상과 더불어 비가격 금연정책을 총동원해 흡연율을 낮추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담뱃값과 흡연율은 반비례 관계라는 사실이 그동안 국내외 연구결과로 여러 차례 확인된 바 있지만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담뱃값 2000원 올리면 흡연율 8%p 감소


복지부는 11일 금연 종합대책을 발표하면서 2004년 말 담뱃값을 올렸을 당시의 금연효과를 근거로 내세웠다. 당시 담뱃값을 2000원에서 2500원으로 올리자 57.8%(2004년 9월)에 이르던 성인남성 흡연율이 44.1%(2006년 12월)로 13.7%p 떨어졌다. 특히 가격 변화에 민감한 청소년의 흡연율은 6개월 만에 4분의 1정도(28.6%) 감소했다. 실제로 2005년 7월 전국 중고등학생 1만3279명을 대상으로 서울대 보건대학원이 실시한 ‘담배가격 인상에 따른 청소년 금연율 변화’ 조사에 따르면 담배가격 인상 6개월 이후 흡연 청소년의 11.7%가 금연을 시작했고, 20.5%는 ‘흡연량이 감소했다’고 응답했다.

문형표 복지부 장관은 이날 “담배가격에 대한 소비 탄력성을 0.425로 추계했을 때 이번 담뱃값 인상으로 8%p 정도 흡연율이 낮아질 것”이라며 “청소년의 경우 가격 탄력성이 3배 이상 높아 강력한 금연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담뱃값 인상과 더불어 그동안 미뤄왔던 비금연 정책도 추진한다. 정부는 세계보건기구(WHO) 담배규제기본협약(FCTC)에 따라 담뱃갑 포장에 흡연 폐해를 담은 경고 그림을 넣고, 편의점 등 소매점에서 담배 광고를 금지하며, 담배회사의 홍보·판촉 목적의 포괄적 광고·후원도 금지할 계획이다. 복지부는 현재 43.7%(2012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이르는 성인 남성 흡연율을 2020년까지 29% 수준까지 낮추겠다는 목표다.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이 11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금연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문 장관은 “내년 1월1일부터 담뱃값 2000원 인상을 추진하고, 물가 상승률을 반영해 지속적으로 담뱃값이 오를 수 있도록 하는 물가연동제를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범준 기자
◆가격 정책과 비가격 정책 동시에 추진해야 흡연율 낮아져


전문가와 시민단체는 담뱃값 인상만으로 흡연율을 낮추기는 어렵기 때문에 두 가지 정책에 모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조성일 서울대 보건대 교수는 ‘담배가격 정책과 흡연율 분석’ 논문에서 정부의 가격 정책과 비가격 금연정책을 동시에 추진해야 효과가 크다고 분석했다. 조 교수는 “가격 인상폭을 2000∼6000원으로 올리면 각각 2020년에는 34∼36%까지 낮아졌고, 비가격 정책으로는 최대 31.7%까지 떨어졌다”며 “담뱃값을 2000원 올리고, 동시에 비가격 정책을 모두 사용하면 2020년 흡연율이 27%까지 떨어진다”고 내다봤다.

납세자연맹의 한 관계자는 “복지부가 13% 흡연율 감소를 모두 담뱃세 인상 효과라고 말하지만, 복지부 자체 설문조사에서도 담배를 끊은 가장 큰 이유는 경제적 요인(6.2%)이 아닌 본인과 가족의 건강(69.9%)으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담뱃값의 변화가 없었던 2009∼2012년 지속적으로 흡연율이 떨어진 사실을 들며 “담배가격과 흡연율 사이에 절대적 상관관계는 없다”고 말햇다. 납세자연맹은 이번 담뱃값 인상을 ‘우회적 증세’로 규정했다. 원석준 한국금연운동협의회 사무총장은 “흡연율을 낮추기 위해서는 종합적인 금연정책이 필요하다”며 “담뱃값 인상과 더불어 금연구역 확대, 흡연 경고문구 등 비가격 정책을 선진국 수준으로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병욱 기자 bright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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