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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모리 전 총리의 방한, 한·일 관계 풀 출발점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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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09-19 22:40:21 수정 : 2014-09-19 22:4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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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어제 특사 자격으로 방한한 모리 요시로 전 일본 총리를 만났다. 그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친서를 전달했다고 한다. 아베 총리의 특사 방한은 7월 마스조에 요이치 도쿄도지사에 이어 두 번째다. 좀체 돌파구를 열지 못하는 한·일 관계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청신호다.

모리 전 총리 방한의 의미는 결코 작지 않다. 한·일 관계를 풀어야 한다는 일본의 인식이 배경을 이룰 것이기 때문이다. 친서에도 관계 개선 의지를 담았을 것은 불문가지다. 다른 배경을 따져 보자면 오는 11월 베이징에서 열리는 에이펙(아태경제협력체) 회의를 짚어볼 수 있다. 일본은 이때 중·일 정상회담과 함께 한·일 관계 개선의 전기를 마련하고 싶어 한다. 우리 정부도 같은 인식을 갖고 있다. 그런 까닭에 중국을 설득해 한·중·일 고위급회의를 열고, 우리 외교부 장관은 주한 일본대사와 자리를 함께하며 관계 개선 의지를 다졌다.

하지만 돌아봐야 할 것이 있다. 일본이 변화하고 있다는 징후는 찾기 힘들다. 일본 지도층의 과거사 왜곡은 여전하다. 아사히신문의 일본군위안부 보도 정정을 둘러싸고 일본에서는 위안부 강제동원 부정 움직임이 전면화하고 있다. 일본 극우정치인은 그에 편승해 역사 반성을 더 외면하고 있다. 어떤 부작용을 낳을까. 양국 정상이 국제행사에서 소 닭 보듯 하는 비정상적인 상황이 이어질 소지를 남긴다.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일본 지도층이 변해야 한다. 걸핏하면 고노담화 부정과 같이 역사의 시계를 거꾸로 돌리려는 행태에서 벗어나야 한다.

우리도 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미세한 변화 조짐을 호기로 삼아 일본 지도층의 인식을 바꿔나가야 한다. 이달 하순 열리는 제69차 유엔총회 기간에 한·일 외무장관 회담을 열어 허심탄회한 얘기를 나눌 필요가 있다. 어제는 한·일 국장급 위안부 협상이 도쿄에서 열렸다. 이미 세 차례 열렸지만 이렇다 할 성과가 없다. 그렇다 해도 계속 대화를 해나가야 한다. 자주 만나 대화를 나누면 얽힌 실타래를 풀 방법을 찾게 된다. 꽉 막힌 한·일 관계는 누구에게도 도움이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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