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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는 눈알부터 자란다' 10월 5일까지 공연한다

입력 : 2014-09-23 17:39:42 수정 : 2014-09-24 07:4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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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극이 만난 우화극 ‘늑대는 눈알부터 자란다’
10월 5일까지 예술공간서울, 사회적 약자로 살아가는 현대인 은유
시인의 시로 만들어진 연극 ‘늑대는 눈알부터 자란다’가 독특하고 매혹적인 상상력이라는 평과 함께 대학로 예술공간서울에서 공연 중이다.
극단 바람풀의 ‘늑대는 눈알부터 자란다’(작 김경주, 연출 박정석)가 10월5일까지 서울 대학로 예술공간서울 무대에 오르고 있다. ‘늑대는 눈알부터 자란다’는 단순히 극장 형태의 오락 이상을 보여주려는 것을 넘어 현실의 문제를 예민하게 더듬어낸 시인의 눈을 무대언어로 말해 보려는 작품이다.

연극은 현실의 삶의 고통을 잊게 하며 보는 이들에게 위로를 주거나 또는 타인의 삶의 진면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 존재한다고 말할 수 있다. 이 작품은 사회적 약자로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의 모습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우화적이며 부조리한 작품이다. 사회적 약자가 자신을 기억하고 재생하며 살아내려는 이야기를 슬프지만은 않게, 오히려 그로테스크하게 전달하고 있다.

이 무대를 통해 관객에게 이 현실을 또 다른 시선으로 들여다볼 수 있는 계기를 줄 것이다.

‘늑대는 눈알부터 자란다’는 불구로 태어나 가정에서, 사회에서 천대를 받던 아들 늑대가 이 세상에 자기 울음소리(생의 의지, 생명의 숭고함) 하나 남기고 가는 이야기이다. 다양한 상징적 장치와 냉소적인 유머를 통해 현대인의 존재방식에 대한 깊이 있는 철학적 사유를 이끌고자 주인공을 인간이 아닌 늑대로 치환하여 전개해 나가는 우화극이다.

사회가 복잡해지고 정교화되면서 정상과 비정상으로 나누는 경계는 오히려 교묘해졌으며 공고화 되어가고 있다. 일반적으로 정상이라는 세계 너머 그 바깥세계(外界)에는 비정상이라 불리는 집단인 사회적 약소자(약자+소수자)가 있다. 한때는 철거민이란 이름으로, 한때는 비정규직이라는 이름으로, 또 한때는 을(乙)이라 불리는 사람들. 스스로 루저라고 자기비하하는 사람, 그리고 이 축에도 끼지 못하는 사람 등 이들 모두 이 세계가 아닌 바깥세계, 아니 어쩌면 다른 세계를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과 대사를 통해 연출은 이들의 언어가 남루하거나 악에 바친 거친 저항의 목소리로 전달되기보다는 연민과 아픔으로 가득 찬 가늘고 질긴 숨소리로 표현하고자 한다. 박찬국 천정하 김규도 손미옥 지건우 김정아 이훈희 주선옥 김영진 출연. 평일 오후 8시, 토요일 오후 4시·7시, 일요일·공휴일 오후 4시(월요일 휴관). 전석 3만원(15세이상 관람가). (02)3676-3676, 3678

◆‘늑대는 눈알부터 자란다’ 시놉시스


태어날 때부터 두 팔이 없는 불구의 몸으로 태어난 아들은 밖으로만 떠돌다 3년 만에 집으로 돌아온다. 엄마는 가난에서 벗어나고자 자해공갈 보험사기 계획을 세우지만 이를 못마땅히 여긴 아들은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며 어머니와 말싸움을 벌인다. 엄마는 가정에 무책임한 아들이 집을 떠나버렸던 아버지와 닮았다고 힐난하고, 아들은 이 모든 게 아버지의 부재로 인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힘겨운 하루를 마감하며 잠을 청하려는 순간 멀리서 굶주린 사냥개들이 짖는 소리가 들려오고…엄마와 아들은 두려움에 빠진다.

조정진 기자 jj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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