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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곽창고 첫 원형발견…백제 생활문화상 한눈에

입력 : 2014-09-23 19:59:11 수정 : 2014-09-24 00:4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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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기·목재망치·씨앗 나와…인접 저수시설선 깃대꽂이 발견 백제시대의 저장시설로 보이는 대형 ‘목곽고(木槨庫)’가 백제 왕궁지인 공주 공산성에서 확인됐다. 앞서 발굴된 대전 월평동 산성과 부여 사비도성의 목곽고가 심하게 훼손된 것에 비해 공산성의 것은 완전한 형태를 갖춘 첫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목재 건조물을 통틀어도 이만 한 상태의 백제 건조물은 지금까지 없었던 것으로 평가된다.

문화재청 등은 공주대박물관이 올해 실시한 공산성 7차 발굴조사에서 가로 3.2m, 세로 3.5m의 목곽고를 발굴했다고 23일 밝혔다. 너비 20∼30㎝ 내외의 판재를 기둥에 맞춰 조립한 목곽고는 조성 당시 모습을 거의 유지한 상태다. 공주대 박물관 관계자는 “목곽고를 둘러싼 습기 많은 점토층이 보호막 역할을 해 부식을 막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목곽고 내부에서 기와 조각이 다수 출토된 점 등으로 미뤄 지붕도 있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남석 공주대 박물관장은 “상부구조까지 확인할 수 있는 최초의 건축물이고, 당시의 목재 가공 기술을 실증적으로 보여주고 있어 백제시대 건물 연구 등에 획기적인 자료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목곽고 내부에서는 당대의 생활상을 엿볼수 있는 씨앗, 무게를 재는 석제 추, 칠기와 목재 망치 등이 수습됐다. 

23일 충남 공주 공산성 발굴현장에서 백제시대 대형 목곽고(위)와 씨앗·석제 추·칠기·목재 망치 등 내부 출토품(아래)이 공개됐다. 그동안 부여 등에서 목곽고가 발견된 적은 있으나, 이처럼 벽체 상부까지 원형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처음이어서 당시 목재 가공기술을 실증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문화재청 제공
목곽고는 벽면에 오르내릴 수 있는 장치가 있는 점 등으로 저장시설이라는 데 일단 무게를 두고 있지만, 저지대의 물이 많이 모이는 곳에 설치되었다는 점에서 우물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목곽고와 인접한 저수시설에서는 말안장 뒤쪽에 세워 깃발을 꽂았던 길이 약 60㎝에 S자 모양의 깃대꽂이가 발견됐다. 토기 문양으로만 전하던 백제의 깃대꽂이가 실물로 확인된 것도 처음이다. 갑옷과 철제 마면주(馬面胄:말의 얼굴을 감싸는 도구), 큰칼, 장식도 등도 함께 나왔다. 2011년 이곳에서는 ‘貞觀十九年’(정관19년·645년)이라고 적힌 갑옷이 나왔는데 이번에도 옷칠 갑옷에 ‘參軍事(참군사)’, ‘作陪戎副’(작배융부) 등과 같은 20여 자가 확인됐다. 무기류 유물은 백제 멸망기 나당 연합군과의 전쟁상황을 추론할 수 있게 한다. 문화재청은 “백제문화제가 진행되는 26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매일 오전 11시, 오후 2시에 공산성을 찾은 국민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주=강구열 기자 river91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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