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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욕 때마다 아이와 씨름한다구요?… 걱정마세요”

입력 : 2014-10-17 20:30:55 수정 : 2014-10-17 20:3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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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윌렘스 지음/장선영 옮김/살림어린이/9000원
비둘기는 목욕이 필요해요!/모 윌렘스 지음/장선영 옮김/살림어린이/9000원


목욕하자고 말하면 기꺼이 따라 나서는 유아는 많지 않다. 대부분 부모는 아이를 어르고 달래서 욕실로 유인한다. 어른처럼 찝찝함이나 더러움에 민감하지 않은 아이 입장에서는 당연한 일이다. 이 책은 더러운 비둘기 한 마리를 등장시켜 씻기 싫어하는 아이들에게 왜 목욕이 좋은지 귀띔한다.

비둘기는 “난 진짜로 목욕이 필요하지 않아요”라며 “아마 지난달에 (목욕)했을 거예요”라고 긁적댄다. ‘깨끗하다’와 ‘더럽다’라는 말은 그냥 단어에 불과하다고 귀엽게 항변한다. “인생은 너무 짧은데 왜 하나도 중요하지 않은 일들로 낭비하느냐”고 되레 아는 척까지 한다. 이렇게 말하는 비둘기의 깃털은 얼룩덜룩한 데다 냄새까지 풀풀 난다. 심지어 파리조차 근처에 오길 꺼릴 정도다.

이런 비둘기를 욕조에 데려다 놨더니 이번에는 ‘물이 너무 차갑다, 뜨겁다’하며 투덜댄다. 씨름 끝에 욕조에 들어간 비둘기는 신이 나서 노래하고 거품 놀이를 한다. 옷을 벗길 때만 해도 말썽을 부리던 유아들이 목욕물을 보자마자 좋아하는 모습이 떠올라 슬며시 웃음이 난다. 마지막에 비둘기가 “나 영원히 여기에 있어도 될까요?”라고 묻는 장면에 아이들도 공감할까. 다음 번 목욕이 좀더 수월해진다면 책이 제 몫을 톡톡이 한 셈일 게다.

송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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