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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신해철이 남긴 것들, '대~한민국' 구호 외칠 때마다…

입력 : 2014-10-28 17:52:48 수정 : 2014-10-28 17:5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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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공동취재단

'마왕' 신해철 씨의 별세에 대한민국이 슬픔에 빠졌다.

무려 20년이 훌쩍 넘는 시간 동안 많은 이들의 가슴에 아로새긴 음악과 추억들이 너무도 많기에 향년 46세 젊은 나이에 쉽사리 그를 떠나보낼 수 없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고 신해철은 지난 27일 오후 8시19분 서울아산병원에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생을 마감했다. 의료진이 밝힌 사인은 '저산소 허혈성 뇌손상'이다.

너무 갑작스러웠기에 오매불망 그가 깨어나기만을 바랐던 이들의 안타까움과 충격은 더욱 컸다. 지난 17일 서울 가락동의 S병원에서 장 협착증 수술을 받은 그는 통증으로 입퇴원을 반복해오다 22일 갑자기 심정지를 일으켜 심폐소생술과 응급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수술 후 그의 의식은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

현재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된 그의 빈소에는 가족과 친지, 친구·지인들, 연예계 관계자들, 취재진, 그리고 그를 사랑했던 수많은 일반인 팬들의 조문이 이어지고 있다.

고 신해철은 1988년 '대학가요제'에서 대상을 받은 무한궤도의 보컬로 가요계 데뷔했다. 모두가 대중음악계에 '천재'가 등장했다며 그를 주목했다.

그가 이끈 무한궤도는 '그대에게'의 폭발적 인기 이후 1989년 한 장의 앨범을 발표한 뒤 해체된다. 그리고 신해철의 솔로 활동이 시작됐다.

1990년 솔로 1집 '슬픈 표정 하지 말아요'로 빅히트를 친 신해철은 랩이 들어간 독특한 분위기의 곡 '안녕'과 '연극 속에서' 등을 잇따라 히트시키며 음악팬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그리고 1991년 발표한 2집 '마이 셀프' 역시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이 때 나온 곡들이 '재즈카페' '나에게 쓰는 편지' '내 마음 깊은 곳의 너' 등이다. 

KCA엔터테인먼트

1992년부터 본격적인 '넥스트의 시대'가 도래했다. 신해철이 이끄는 록밴드 넥스트가 이 시기 결성된 것. 신해철이 이끄는 넥스트는 강력한 일렉트로닉 록과 범상치 않은 무대 퍼포먼스로 한국 록음악의 대중화를 선도했다. 넥스트는 1집 '도시인', '인형의 기사 파트2'를 시작으로, '날아라 병아리' '히얼 아이 스탠드 포 유' '일상으로의 초대' '니가 진짜로 원하는 게 뭐야' 등 발표하며 1990년대 음악계를 풍미했다.

2000년대 들어 신해철은 사회적으로 민감한 이슈들에 대한 솔직한 발언으로 '독설가'로 불리며 대중의 지지와 비난을 동시게 받기도 했다. 2001년부터 2007년까지 방송국을 옮기며 진행한 라디오 프로그램 '고스트스테이션(고스트네이션)을 통해 '마왕'이라는 별명을 갖게 됐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대한민국을 하나로 뭉치게 만든 응원구호 "대~한 민국"의 음원 저작권자 역시 신해철이다. "대~한 민국 짝짝짝 짝짝"을 반복하는 이 구호는 '한일 월드컵 응원가 공식앨범'의 1번 트랙, 신해철이 작곡한 '인디 투 디 아레나'에 등장한다. 이 같은 사실이 뒤늦게 화제가 되자 소속사는 이 응원구호가 비영리적 목적으로 사용될 경우 저작권을 개방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신해철은 지난 6월 새 EP앨범 'Reboot Myself Part 1'을 발표하고, 9월 넥스트 컴백 콘서트를 갖는 등 다시 왕성한 음악활동을 예고했던 터라 팬들의 안타까움은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그의 트위터에는 끝까지 팬들의 질문과 트윗에 일일이 재치 넘치게 답을 달아준 마왕의 족적이 그대로 남아 있다.

팬들은 지금도 이렇게 외친다. "어서 빨리 일어나서 내 트윗에 답글 달아줘요"라고. 마왕의 빈 자리는 한 동안 우리의 가슴 한 구석에 크게 자리잡을 것 같다. 

▶◀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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