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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의 일상 톡톡] 가을 우울증 탈출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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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10-30 04:59:00 수정 : 2015-02-15 18: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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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 부는 가을이 되면 ‘가을 탄다’며 심드렁해지는 사람들이 있다. 우울한 감정이 밀려오면서 불안, 초조해지는 것이다. 집중력이 떨어지고 피로감도 쉽게 느껴진다. 전문의들은 “이런 증세로 인해 일상생활에 불편함이 느껴진다면 계절성 우울증을 의심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가을(혹은 겨울) 우울증’이라 불리는 계절성 우울증은 통상 가을에서 시작돼 겨울까지 지속한다. 대부분 일시적 감정으로 생각하지만 계절성은 중증 정신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우울증은 쉽게 재발하는 질병으로, 방치하면 발병 주기가 점점 짧아지는 특징을 보인다.

◆ 계절성 우울증의 원인은 호르몬과 환경 변화

일조량이 감소하면 호르몬 변화가 일어난다. 숙면을 유도하는 멜라토닌의 분비가 증가하는 반면, 행복 호르몬으로 알려진 세로토닌의 분비는 감소한다. 이 같은 변화가 일어나는 시기에 개인적인 재난이나 스트레스가 높은 환경에 놓이면 우울증에 걸릴 가능성이 커진다.

우울증에 취약한 성격과 연령대도 있다. 완벽주의적 성향을 지닌 사람은 근심 걱정이 많은 탓에 계절과 환경 변화에 쉽게 영향을 받는다. 호르몬 변화를 크게 겪고 있는 40∼50대 갱년기 여성도 계절성 우울증 취약군으로 분류된다.

계절성 우울증은 고유의 증상을 보인다. 쉽게 피로해지고 잠자는 시간이 늘어난다. 단 음식을 찾게 되면서 체중도 늘어난다. 만사에 흥미가 떨어지고 예민해진다. 우울증으로 인해 수면 장애에 걸리는 사람도 있지만 계절성 우울증은 과다 수면의 특징을 보인다.

◆ 우울증 자가 진단법

계절성 우울증이 의심된다면 자가 진단법으로 확인해보자. 지난 2주간의 신체·정신 상태를 떠올려본다. 기분이 가라앉고 우울하거나 희망이 없다고 느꼈다. 평소 하던 일에 흥미가 없어지거나 즐거움을 느끼지 못했다. 잠들기 어렵고 자주 깼다, 혹은 너무 많이 잤다. 평소보다 식욕이 줄었다, 혹은 늘었다. 타인이 눈치챌 정도로 평소보다 말과 행동이 느려졌다. 혹은 안절부절 못해서 가만히 앉아 있을 수 없었다. 피곤하고 기운이 없었다. 내가 잘못 했거나 실패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혹은 나로 인해 가족이 실망했다고 생각했다. 신문을 읽거나 TV를 보는 것과 같은 일상적인 일에도 집중할 수 없었다. 차라리 죽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했다, 또는 자해할 생각을 했다.

각 항목을 지속기간에 따라 2∼6일(1점), 7∼12일(2점), 거의 매일(3점) 점수를 매기고 ▲1∼4점이면 ‘우울증 아님’ ▲5∼9점 ‘가벼운 우울증’ ▲10∼19점 ‘중간 정도 우울증’ ▲20∼27점 ‘심한 우울증’ ▲점수 합계가 10점 이상이면 일단 우울증을 의심하고 전문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 치료법은 햇빛과 약물

우울증 해소에 효과적인 자연 약물은 햇빛이다. 가을철 햇빛은 우울증을 극복하고 기분을 다스리는 데 도움이 된다. 이에 따라 치료에도 광선이 동원된다. 가정집 평균 조명의 25배 밝은 빛(10000Lux)을 이용하면 인체의 파괴된 생체 리듬이 회복된다. 보통 3∼7일 받으면 효과가 나타나고 3∼4주 꾸준히 지속하면 증상이 호전된다. 빛이 나오는 라이트 박스에서 60∼80cm 떨어진 곳에 앉아 하루 30분씩 쐬면 된다.

▲가을·겨울이 되면 초조해하는 사람들이 있다. 전문의들은 일상생활에 불편함이 느껴질 정도라면 계절성 우울증을 의심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세계일보 DB
불면이나 두통, 눈의 피로감 등 광선 치료에 부작용을 보이거나 증세가 심각할 경우는 정신과 치료와 약물 치료를 병행한다. 살아온 과정을 되짚으며 통증이 된 경험을 분석하고 항우울제를 투여한다.

치료보다 중요한 건 예방 활동이다. 야외에서 밝은 햇빛을 쐬고 산책·조깅 등을 통해 산소 섭취량을 늘리는 것이 좋다.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감정을 털어놓고 심리적 안정을 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설탕과 밀가루·카페인·술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섭취를 자제하는 게 좋다.

◆ 청소년, 학업보다 우울증·자살 고민 더 해

한편, 우울증이나 자살 시도 같은 정신건강과 관련한 문제가 청소년 상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의 상담경향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방문상담 3500건 가운데 우울증과 불안감, 충동·분노, 자살·자해 등 정신건강 상담이 25.5%(882건)로 가장 많았다. 대인관계(24.9%), 가족문제(14.2%), 학업·진로(11.5%) 등이 뒤를 이었다.

정신건강 관련 상담은 최근 5년간 빠르게 증가한 것이다. 전체 상담 중 우울증·위축감의 비중은 2008년 4.3%에서 2009년 4.8%, 2010년 6.8%, 2011년 8.8%에 이어 지난해에는 12.6%로 높아졌다. 자살·자해 시도 상담도 2008년 0.5%에서 2012년 3.1%로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연령별로 가장 많은 상담 주제는 초등학생은 가족문제(24.8%), 중학생은 대인관계(28.7%), 고등학생(32.7%)과 대학생(33.2%)은 정신건강이었다. 남녀별로는 여학생은 대인관계 상담 비중이 38.5%로 남학생(10.4%)의 4배에 달했으며, 남학생은 컴퓨터·인터넷 사용문제(15.1%) 상담 비중이 여학생(1.5%)보다 10배나 됐다. 컴퓨터·인터넷 중독 상담은 2008년 3.9%에서 지난해 7.7%로 높아졌으나 학교폭력은 2008년 1.3%에서 2011년 2.5%로 높아졌다가 지난해에는 1.9%로 다소 낮아졌다.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관계자는 “남학생은 밖으로 드러나는 행동에 관한 고민이 많고, 여학생은 대인관계와 성격 관련 상담이 많았다”고 전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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