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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영철칼럼] 차기 대권의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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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11-13 20:50:03 수정 : 2014-11-13 21:5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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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9인 중 한 명인가 후임 총리 누가 될까 문재인 당대표 되나
이미지 정치론 안 돼 정부 성공과 보수 혁신 당 체질개선이 승부처
대통령의 조건은 뭔가. ①사람들이 누군가를 보고 대통령으로 상상할 수 있어야 한다. ②지지자들이 있어야 한다. ③아이디어, 메시지, 쟁점을 두고 전투를 벌일 수 있어야 한다. 대권가도엔 우여곡절과 변수가 깔려 있다. 그렇더라도 자질 측면에서 이 세 가지는 필수적이다.

①번은 대통령감이 되느냐는 원초적인 질문이다. 국민에게서 인정을 받아야 한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14∼16일 실시한 차기 정치지도자 선호도 조사에서 이름을 올린 사람은 여당에서 김무성 대표, 김문수 전 경기지사, 정몽준 전 의원, 이완구 원내대표 순이다. 야당은 박원순 서울시장, 문재인 의원, 안철수 의원 , 안희정 충남지사 순이다. 이 8명은 예비조사에서 응답자들이 자유 답변한 이름을 여야 각 4명씩 추린 것이니 ①번을 충족한다. 다른 여론조사기관에서 압도적 선호도를 보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당연히 포함된다. 차기 대권은 이 9명 가운데 한 명이 유력하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역대 대선의 경험칙에서 보면 대권후보는 하늘에서 갑자기 떨어지지 않는다.

②번 카드는 박근혜 대통령이 쥐고 있다. 연말연초에 실시할 개각에서 여권의 대권구도가 새롭게 그려질 수 있다. 대통령감이 되는 9명 가운데 한 명인 이완구 원내대표가 총리후보로 하마평에 오른 것을 주목해야 한다. 박 대통령과 운명을 같이할 ‘친박계’는 유력한 대권후보가 없다. 내후년 총선과 대선 이후에 대한 불안감이 크다. 그래서 대권구도를 뒤흔들기 위해 이완구를 띄운다. 박 대통령이 선뜻 이 카드를 쓸지는 두고 봐야 한다. 대권게임의 조기 부각이 신경 쓰이지 않을 수 없어서다. 이완구 카드가 물 건너가면 김무성, 김문수가 최대 수혜자가 된다.

여기 이런 공식이 있다. 이른바 “P=E×O”. 현 정부의 경제 성적표(E)와 여론 지지도(O)가 차기 대권(P)을 만든다. 미국의 지난 50여년간 대선 결과에서 확인되는데 선거 1년 전 국민총생산(GNP)의 추세, 선거 4개월 전 현 정부 지지도를 넣으면 답이 나온다. 여권에서 선두인 김 대표에게 이 공식은 적용된다. 그가 개헌 정국으로 주도권을 잡으려다 움찔한 뒤 몸을 낮추는 것은 이와 무관하지 않다. 김 대표의 약점은 콘크리트 같은 지지자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그래서 김 대표는 현 정부의 성공에 매진하는 것이 최고의 전략이다. 공무원연금 개혁에 깊숙이 몸을 담글 수밖에 없다. 무상복지 갈등도 숙제가 될 것이다. 모든 결과는 그의 위기관리 능력으로 점수가 매겨질 것이다.

백영철 논설위원
②번의 장벽을 뛰어넘더라도 ③번이 대권가도에 결정적 조건이다. 김 대표나 김 전 지사는 정책이나 현안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아직 인상적인 모습을 국민에게 각인시킨 게 없다. 그저 통 큰 지도자형이나 박정희 마케팅이나 하고 있어서야 헛심을 쓰는 꼴이다. 뭔가 2% 부족하다. 이 점에서 당내 특권 내려놓기와 국회 개혁에 주춤거리는 것은 매우 아쉽다. 엊그제 당 의총에서 퇴짜 맞은 당내 혁신안을 성공시키지 못하면 두 사람의 대권가도가 힘을 받기 어렵다.

현재 구도는 여당보다 야당이 유리하다. 내년 당 대표 선거에 나설 문재인 의원이 경쟁 구도를 뒤흔들 소지가 있다. 그가 반대만 일삼는 당의 악습과 체질을 손보고 정책과 대안에 집중하는 당으로 바꾼다면 현재 선두인 박원순 서울시장과 윈윈하는 경쟁구도를 꾸려갈 수 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권력의지를 의심받고 있어 가능성이 높지 않지만 변수로선 살아있을 것이다. 문 의원 등이 야권에서 거듭 실패하면 되살아날 가능성은 충분하다.

구도와 변수는 변화무상할 것이다. 이미지와 권력의지만 갖고서도 안 된다. 결국엔 안목과 통찰력을 통해, 국가적 비전을 제시해 국민의 마음을 얻는 사람이 이긴다. 당장 해야 할 일은 정치의 복원이다. 당과 국회를 신뢰와 상식이 통하는 곳으로 변화시켜야 한다. 만사 제쳐놓고. 당도 제대로 바꾸지 못하면서 무슨 나라를 책임진다고? 여야 대권주자들은 국민의 웃음거리가 될 것인가.

백영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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