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견은 말하기를 “내가 백성의 부모로서 어찌 한 가닥 좁은 강물로 인해 이를 구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我爲民父母 豈可限一衣帶水 不拯之乎)”라고 했다. 양쯔강을 한낱 띠처럼 좁은 냇물에 비유한 것이다. 마침내 서기 589년 양견은 둘째 아들 양광을 총대장으로 삼고, 그에게 50만이 넘는 대군을 줘 양쯔강을 건너게 한다. 양견에 의해 천하통일이 이뤄진다.
‘일의대수’는 한국과 중국·일본의 관계에서도 자주 사용된다. 한국과 일본 사이의 대한해협을 현해탄이라 하지만 그 폭이 넓지 않아 두 나라 정치인들이 단골처럼 수식어로 쓰인다. 동중국해를 사이에 둔 중·일 관계를 두고도 사용된다. 그만큼 한·중·일 3국은 지리적으로 가깝게 자리하고 있다는 의미다. 문화사적으로도 같은 한자문화권이기에 동질성이 짙다.
마땅히 한·중·일 3국은 친밀하게 지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갈등의 연속이다. 일본 정부의 전쟁범죄 부인과 역사왜곡, 독도와 센카쿠(尖閣)제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의 자국 영토주장 등에서 비롯되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13일 한·중·일 3국 정상회담을 전격 제안하면서 향후 세 나라 간 협력이 원만히 재개될지 주목된다.
‘먼 데 있는 물을 가지고는 가까운 곳의 불을 끄지 못하고, 먼 친척보다 이웃이 더 좋다(遠水不救近火 遠親不如近隣)’라는 말이 있다. 한·중·일 3국은 동북아시아의 화해와 협력을 기반 삼아 세계평화를 구현하는 시대 소명에 충실할 때다. 무엇보다 묵은 ‘역사의 빚’을 청산하겠다는 일본의 반성과 실천의지가 요청된다.
황종택 녹명문화연구소장
遠親不如近隣 : ‘먼 친척보다 이웃이 더 좋다’는 뜻.
遠 멀 원, 親 친척 친, 不 아니 불, 如 같을 여, 近 가까울 근, 隣 이웃 린
遠 멀 원, 親 친척 친, 不 아니 불, 如 같을 여, 近 가까울 근, 隣 이웃 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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