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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최경환 경제팀, 中 금리인하 의미 잘 읽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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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11-23 21:55:27 수정 : 2014-12-27 15:2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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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인민은행이 그제 기준으로 금융기관의 위안화 대출·예금 기준금리를 전격 인하했다. 1년 만기 대출 기준금리는 0.4%포인트 낮춘 연 5.6%, 1년 만기 예금 기준금리는 0.25%포인트 낮춘 2.75%로 각각 내렸다. 중국의 금리 인하는 2년 4개월 만이다. 일본, 유럽연합(EU)에 이어 중국마저 저금리를 전면화했으니 우리 경제에 미치는 파장은 클 수밖에 없다. 최경환 경제팀과 한국은행은 이번 금리 인하 의미를 잘 읽고 있는지 묻게 된다.

중국 당국의 정책목표를 읽는 것은 어렵지 않다. 자국의 성장 둔화에 제동을 거는 것이 일차적 목표다. 앞서 각종 경기부양책을 내놓았음에도 올해 성장률 목표 7.5%를 달성하기 버겁다고 한다. 이에 따라 금리 인하를 통해 투자, 소비, 부동산 경기를 살리겠다는 메시지를 시장에 던진 것이다. 대출 기준금리 인하 폭은 0.4%포인트로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최대 폭이란 점도 주목된다.

대중 수출의존도가 높은 데다 수출품 70% 이상이 중간재와 자본재인 우리나라는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거센 후폭풍이 밀려들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중국의 경기부양 처방이 먹힌다면 대중 수출에는 호재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한·중의 10대 수출품목이 절반 이상 겹치는 상황에서 중국 수출품의 가격경쟁력이 개선되면 우리 수출산업은 타격을 피하기 어렵다.

더 걱정스러운 점도 있다. 일본이 추가 양적완화에 나선 상황에서 중국까지 ‘돈 풀기 전쟁’에 나섰다는 점이다. 공교롭게도 중국이 금리 인하를 공표한 날,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ECB의 물가상승률 목표를 지체 없이 달성하는 게 중요하다”며 “자산매입 규모와 속도, 종류를 바꿔나갈 수 있다”고 했다. 강력한 국채 매입을 통한 돈 방출을 시사한 것이다. 이런 흐름에 중국이 가세하기 시작했으니 화폐전쟁은 세계적으로 격화하기 십상이다. 눈을 크게 떠야 한다.

중국 금리 인하는 강 건너 불이 아니다. 향후 파장을 제 손금처럼 읽으면서 기민하게 대응해야 한다. 가급적 멀리 보고 정확히 맥을 짚을 일이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21일 주요 연구기관장 간담회에서 “구조개혁을 반드시 실행해야 한다”고 했다. 기본적으로 공감하지만 발등의 불부터 꺼야 한다는 점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중국 금리정책부터 면밀히 분석해 국민이 안심할 대책을 내놓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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