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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미끼로 32억 사기친 기아차 노조간부, 원인은 도박빚

입력 : 2014-12-22 16:13:18 수정 : 2014-12-22 17: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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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을 미끼로 32억원이 넘는 돈을 받아챙긴 기아자동차 광주공장 전 노조간부에게 구속영장이 신청됐다.

34살의 젊은 노조간부가 수십명의 사람들에게 엄청난 피해를 입히고 노조와 회사 이미지에 먹칠을 하게 된 것은 우연히 발을 들여 놓았던 도박으로 인한 빚 때문이었다.

22일 광주경찰청 수사2계는 특경법 사기와 상습 도박 등의 혐의로 A(34)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씨는 30대 초반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노조 활동에 적극적을 참가해 기아차 광주공장 전 노조 조직부장과 대의원 등을 지냈다.

A씨가 도박에 빠진 것은 지난 2010년 1월 노조 대의원 대회 때.

2~3달 가량 열리는 대의원 대회나 직장 동료들의 상가, 장례식장 등에서 광주공장 전·현직 노조 간부(대의원)들과 함께 한 판에 1500만~2000만원을 걸고 일명 '섯다'를 했다.

도박에 빠진 A씨의 빚은 갈수록 늘어나 사채까지 끌어썼다.

도박 빚을 감당치 못한 A씨가 찾은 해결책은 취업 사기.

기아차가 선망의 직장임을 이용한 A씨는 자신의 친인척들에게 "회사 고위층을 잘 안다. 채용공고가 나면 취업시켜 주겠다"고 속인 뒤 1인당 3000만~1억2000만원을 받아 챙겼다.

김모(42)씨 등 직장 동료 3명도 홍씨에게 자신의 친인척을 소개하며 돈을 건넸다.

김씨 등은 소개비 명목으로 돈 일부를 자신들이 챙기기도 했다.

이 같은 방법으로 A홍씨는 지난 4년간 60여명에게 32억원을 받아 가로챘다.

이 돈은 도박판으로 흘러 들어갔다.

A씨와 전·현직 노조 간부 등 27명은 2010년 3월부터 회사 인근에 원룸을 임대해 도박장으로 사용했다.

도박장 관리는 기아차 광주공장 직원인 B(35)씨가 맡았다.

B씨는 매회 30만원을 방값으로 받고 도박 장소를 제공했다. 속칭 '꽁지'라고 불리는 도박자금을 빌려주고 선이자를 떼는 식으로 돈도 챙겼다. 4년간 112차례나 도박판이 벌어졌으며 판돈만 17억원에 달했다.

이 과정에서 돈을 잃은 A씨는 B씨에게 '꽁짓돈'을 빌려 사용했으며 이를 갚기 위해 다시 취업 사기를 쳤다.

 취업 사기로 가로챈 32억원 중 16억원이 도박판이나 B씨에게 흘러들어갔다.

매번 돈을 잃었던 A씨는 B씨 등과 공모해 사기도박까지 벌였다.

형광물질로 숫자가 그려진 특수 목화투와 특수렌즈를 이용해 상대방의 패를 읽는 방식으로 42회에 걸쳐 2억원 가량을 챙겼다.

도박으로 일부 직원들은 사채를 끌어다 쓰고 이를 갚지 못해 봉급을 압류를 당하거나 살고 있는 아파트가 근저당이 설정되기도 했다.

경찰은 A씨와 B씨 등 4명에 대해 특경법 사기와 상습 도박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또 상습 도박을 벌인 직원 27명도 불구속 입건했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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