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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C, 유가 20달러로 떨어져도 감산 안 한다"

입력 : 2014-12-23 10:21:11 수정 : 2014-12-23 10: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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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석유장관 인터뷰…"가격 대신 시장점유율 유지에 초점"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국제유가가 배럴당 20달러까지 떨어져도 생산량을 줄이지 않을 것이라는 발언이 나와 원유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OPEC의 실세로 통하는 알리 알-나이미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장관은 '미들 이스트 이코노믹 서베이'(MEES)와의 인터뷰에서 생산량 감축으로 가격을 유지해 온 OPEC의 기존 입장을 버리고 시장점유율을 고수하는 새로운 정책을 펴 나갈 것임을 밝혔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알-나이미 장관은 이례적으로 솔직한 모습을 보인 이 인터뷰에서 "가격이 얼마가 됐든 생산량을 줄이는 것은 OPEC 회원국들의 관심사가 아니다. 유가가 20달러든 40, 50, 60달러든 상관없다"고 말했다.

유가가 다시 100달러까지 오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국제 에너지업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통하는 나이미 장관이 OPEC의 전략을 이렇게 자세히 설명한 것은 처음이다.

나이미 장관의 발언은 OPEC 정책이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음을 보여주며, 이는 1970년대 이후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IHS 에너지 애널리스트 제이미 웹스터는 "원유 시장이 두려운 시기에 들어섰고 우리는 앞으로 몇 년 간 예측불가능한 변동성과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사우디아라비아가 시장점유율 위협 요소를 제거하기 위해 캐나다, 미국, 브라질 등 생산단가가 높은 산유국들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나이미 장관이 "사우디가 생산량을 줄이면 가격이 올라갈 것이고 그러면 러시아, 브라질, 미국이 우리의 점유율을 앗아갈 것"이라고 말한 대목은 이런 분석을 뒷받침한다.

국제유가는 유럽과 아시아의 원유 수요 감소와 미국 등에 의한 공급 과잉이 맞물리면서 지난 6월 중순 이후 거의 50%나 떨어졌다.

OPEC는 지금까지 가격이 떨어지면 생산량을 줄이는 정책을 써왔다. 2008년 재정위기 때가 단적인 예다. 그러나 지난달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회의에서 하루 생산량을 3천만 배럴로 유지하기로 하자 국제유가는 급락했다.

유가 급락은 러시아와 베네수엘라 같은 주요 수출국 경제를 혼란으로 몰아넣었고, 전 세계 석유회사들로 하여금 투자계획을 새로 짜게 만들었다.

그러나 세계 경제에는 희소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저유가 추세가 이어지면 세계경제는 2015년 0.7%, 2016년 0.8% 추가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특히 최대 수혜국인 중국은 2년간 국내총생산(GDP)이 각각 0.7%와 0.9% 더 늘어나는 효과를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나이미 장관의 발언이 알려지면서 유가는 더 떨어졌다. 국제유가의 지표인 브렌트유는 1.08달러 추가 하락해 배럴당 60.3달러까지 낮아지는 등 5년 반 만에 최저가를 맴돌고 있다.

걸프만 산유국들은 생산단가가 배럴당 4∼5달러밖에 안 되기 때문에 장기간의 저유가 국면도 견뎌낼 수 있지만, 브라질이나 서아프리카 국가 같은 다른 산유국은 고통이 훨씬 더 크다고 나이미 장관은 강조했다.

나이미 장관은 "다른 산유국은 재정적 문제 때문에 조만간 생산량을 제한할 수밖에 없다. 생산효율이 높은 국가가 시장을 차지할 자격이 있다는 것을 세계에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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