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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문화 중심 인프라 갖춰… '느림의 미학' 되찾는다

입력 : 2015-01-23 01:26:58 수정 : 2015-01-23 01:2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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市 ‘관광객 1000만 시대’ 대비 개선책 마련
새해 들어 전북 전주 한옥마을이 관광객 위주로 확 달라진다. 한옥마을은 교통과 숙박 등 기본적인 인프라가 채 구축되기도 전에 관광객이 밀려들면서 그동안 몸살을 앓았다. 여기에 극심한 상업화와 콘텐츠 부재로 고즈넉함이나 느림의 미학 등 한옥의 정체성마저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옥마을은 연간 1000만 관광객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민선 6기 시장에 취임한 김승수 전주시장은 가장 먼저 한옥마을에 손을 댔다.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분야별로 한옥마을의 개선책을 마련했다. 품격 있는 명품 한옥마을 조성에 나선 것이다. 전주시가 내놓은 ‘한옥마을 수용태세 개선 종합계획’의 핵심은 상업화로 잃어버린 정체성 확립과 인프라 확충 방안 등 두 가지다.


하얀 눈으로 뒤덮인 전주 한옥마을의 기와 지붕이 한옥의 또 다른 멋을 보여주고 있다.
◆한옥의 정체성을 되살려라


전주시 풍남동·교동 일대의 한옥마을은 1930년대부터 조성되기 시작했다. 현재는 29만8260㎡에 603채의 한옥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한옥마을이 알려지기 시작한 2002년 30만명에 불과하던 관광객은 2008년 131만명으로 100만명을 훌쩍 넘어섰다. 2010년 350만명에 이어 2013년에는 508만명으로 10년 만에 관광객 500만명을 돌파했다. 지난해에는 600만명에 근접해 매년 100만명씩 관광객이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하루 최대 5만명의 관광객이 몰리면서 한옥마을은 상업지역으로 변했다. 한옥마을은 1000년을 이어온 전통가옥이라는 옛 건물과 이를 대대손손 지키며 살아온 사람들의 손때가 묻은 골목풍경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한옥마을의 고즈넉함과 느림의 미학이 사라지고 있다는 게 관광객들의 반응이다.

한옥마을이라는 전통 생활영역을 엿볼 수 없게 되면서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한옥마을에 상업시설이 우후죽순으로 증가하면서 빚어진 현상이다. 실제 한옥에 살던 원주민들이 상업화를 견디지 못하고 떠나고 있다.

반면 상업시설은 같은 기간 139곳에서 366곳으로 3배가량 늘어났다. 한옥 두 집 건너 한 집꼴로 상업시설이 들어선 셈이다. 한옥이 사라지고 원주민이 떠나는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했다.

전주시는 한옥마을의 정체성 확립에 나섰다. 한옥마을에 상가 입점을 엄격히 제한하는 것이다. 지구단위계획상 허용되지 않는 상가 입점을 불허하고 임의로 업종을 변경한 업소에 대해서는 행정지도와 단속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원주민들의 정주여건에 방해가 되는 대규모 축제와 행사를 제한하기로 했다. 대신에 원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한옥마을의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 한옥마을 촌장제를 운영한다. 전통문화콘텐츠 확보에도 총력을 기울인다. 한지공예와 다도를 비롯해 전통문화와 놀이 등 다양한 체험 시설을 마련해 가족단위 관광객과 수학여행단의 발길을 붙잡는다는 전략이다.

전주시 관계자는 “올 12월 슬로시티 재지정을 앞두고 한옥의 정체성 확보가 시급한 과제가 됐다”며 “상업시설 억제와 한옥마을의 지역공동체 회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옥마을에서 열린 투호 등 전통놀이를 보던 외국인들이 파안대소하고 있다.
◆사람 중심의 인프라 재구축


한옥마을의 만족도를 떨어뜨리는 주범은 주차난이다. 주차 수요는 3200대에 달하지만 실제 주차장은 1200면에 불과하다. 주말에는 관광객과 차량이 뒤엉켜 한옥마을 전체가 거대한 주차장으로 변하기 일쑤다.

전주시는 한옥마을 주변 6곳에 5050면의 주차장을 새로 조성해 고질적인 주차난을 해결하기로 했다. 치명자산 성지에 1000면 규모의 주차장을 조성하고 월드컵경기장 주차장 800면을 활용할 계획이다. 대성동과 군경묘지 부근 등의 주차장을 새로 조성해 3250면을 추가로 확보한다.

안전하고 편안한 여행을 위해 한옥마을의 차량 통제구간을 확대한다. 주말과 휴일 차없는 거리 운영을 은행로·태조로에 이어 한옥마을 전 구간으로 확대할 예정이다.한옥마을 인근 주차장에서 한옥마을을 오가는 셔틀버스도 운행된다. 다음달부터 치명자성지 주차장에서 20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전주시는 한옥마을을 연결하는 대중교통 노선을 신설해 승용차 이용을 줄일 계획이다. 동물원에서 전주역과 버스터미널, 시청 등을 경유하는 한옥마을행 전용 시내버스 노선을 개설한다. 5월부터 운행한다.

숙박시설도 대폭 확충된다. 한옥마을에 하루 최대 5만명이 몰려들지만 이를 수용할 만한 전주시내 관광숙박시설은 1700실에 불과하다. 관광숙박시설 6개소를 신·개축하고 일반숙박시설을 관광호텔로 전환할 방침이다.

한옥마을은 이달부터 화재특별경계지구로 지정됐다. 한옥은 화재에 취약한 목조주택으로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 한옥마을 인근 교통119안전센터 20명이 소방로 확보와 소방장비 설치 의무화에 나선다.

전주=한현묵 기자 hansh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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